인사말이나 소개말보다 먼저 ‘부탁 합니다’란 말을 먼저 드려야겠습니다.
그야말로 저희 가족의 상황은 의료적 기술지원과 공급이 절실한 상태이니‘부탁’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도와주세요.
이미 모든 것은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벗어나고 있고 저흰 새로운 것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된 경유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첫 번째로 제 동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은 제가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거사란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동생은 현재 암환자로써 어려운 시기에 당착해있습니다. 거의 2년간 동생을 맡아왔던 의사가 저희가족에게 호스피스병동과 심신의 안정을 위한 종교를 가질 것을 추천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인지는 아실 것입니다. 실제 며칠 전 제 동생은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다가 별다른 치료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워 퇴원을 한 상태이고요. 커진 혹이 신장을 누르고 있어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결국 등 쪽으로 구멍을 내어 관을 꽂아, 매일 소변 량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마약성)진통패치와 경구진통제를 의지해도 어떤 날엔 어디가 아픈지도 모른 체, 앉아있지도 서지도 못하고 하루를 보냅니다.
태어날 때부터 이렇진 않았습니다. 원래부터 아픈 아이도 아니었고 이렇게 되어야 할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의 교육과정까지 멀쩡히 잘 받던 중이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노환으로 인해 저희 집으로 모시게 되자, 선뜻 자기 방을 내주겠다며 군 입대를 자청하던 아이입니다.
그런데, 1년 6개월째 군 생활 중 동생은 의병제대했습니다.
입대 전 할아버진 결국 돌아가셨고 처음 뜻과는 다르게 시작했지만, 훈련소 앞에서 웃으면서 걱정말라하던 애가 복막에 암이란 녀석을 달고 얼떨떨해 하며 군병원에 누워있더란 말입니다. 단순히 소변이 자주 마려울 뿐이고 대변이 어려울 뿐이니 다들 변비라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몇 개월 뒤 손으로 크게 만져질 때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요. 그 뒤에도 우여곡절은 참 많았습니다.
결국 동생은 국가유공자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에 당연함보다는 저로선 고마움이 따릅니다. 현재까지의 치료비에 저보다는 더 도움이 되었다고 알고 있으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그 몇 개월 동안의 우여곡절에 대해서 보상 받고 싶단 말이 아닙니다.
왜 건강하던 동생이 군에 들어가서 고치기도 어려운 희귀 암에 걸려야했는지 울며 따지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지난 2년 동안 그런 건 동생의 호전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 머리말에 있던 문구 중 ‘새로운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란 말 혹시 기억나실지 모르겠습니다. 의사가 말해주었던 동생의 시한부에 안달이 나 이리저리 대체의학을 알아보고 있지만, 저희 가족이 진정 바라는 것은 ‘신약’이고 그마저 되지 않는다면 그 다음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 다. 물론 이란 암에 직접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말입니다.
흔히 알려져 있는 암이 아니라서 뚜렷한 방도도 없는 상황에 새로이 시도해볼 수 있는 약과 치료방법은 무척이나 간절하고 안타깝습니다.….
아무려면 이렇게 무턱대고 부탁을 할까요.. 약과 치료방법, 그리고 의료보험 등의 빠른 허가과정과 혜택은 많이 무리한 요구입니까..?
매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 의사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은“신약을 협의 중인데 아직…”이란 말 뿐입니다. 아는 지인들을 동원 해봐도 그 방면에 대해선 항상, “잘 모르겠습니다.”, “어쩔 수 없어요.”…
부탁드립니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임상실험도 도전해볼 여의가 있습니다.
확실치 않은 여러 치료 방법과 암과 관련된 무수한 설에 이리 저리 갈팡질팡했던 저희 가족은 이제 마음도 몸도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어떤 고통이 있다하더라도 또 다시 도전할 여력 같은 것쯤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건 모두 제 동생을 뺀 나머지 식구들 이야기입니다. 제 동생은 그럴 여유도 여력도 기운도 한없이 모자랍니다.
저희 가족의 욕심으로 살아야 되는 아이가 아니라 살아있는 모습자체가 아름다운 아이입니다. 시급합니다, 누구라도 제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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