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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고문 모방'' 군에서 신종 가혹행위 적발

[세계일보 2006-04-27 03:03]

최근 군에서 사병들 사이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전기고문을 모방한 신종 가혹행위 사건이 발생, 가해 사병 2명이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논산훈련소 인분사건과 같은 해 6월 강원도 전방 GP(전방감시초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이후 국방부에서 표방해온 군내 가혹행위 근절 방침이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군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 내용 자체를 비밀에 부쳐온 것으로 드러나 은폐의혹을 사고 있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26일 “이달 중순 공군 방공포사령부 ○○여단 시설대 소속 병사 2명이 부하 병사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해당부대 군 검찰에 구속됐다”고 밝혔다.

군에서 전기를 이용한 가혹행위가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이들 사병이 이달 초 내무반에서 휴식시간에 부하 사병들에게 TV에서 방영 중인 모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을 흉내내도록 한 뒤 흉내를 잘 내지 못하는 병사에게는 전기고문을 가했다”고 말했다.

부대 헌병대 조사 결과 이들 사병은 내무반에 있던 220V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부하 사병들의 옷에 대는가 하면 심지어 신체부위에까지 접촉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가혹행위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일부 사병의 경우 전기에 손등이 감전되는 피해를 입어 치료를 받는 등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한 피해 사병의 신고로 지난 12일 방공포사령부 헌병대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전모가 드러났고, 헌병대는 즉각 가혹행위를 한 병사 2명을 붙잡아 사실확인을 거쳐 군 검찰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방공포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사병들이 장난삼아 했다고 하지만 행위 자체가 중대하다고 보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공군참모총장에게까지 보고됐다”면서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공참총장에게까지만 보고된 뒤 국방장관에게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부적으로 언론에 공개될 것을 우려해 입단속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군별로 추진해온 병영문화 개선사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군내에 이 같은 병폐가 자리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면서 “재차 내용을 확인한 뒤 문제점을 개선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진 기자 [email protected] 74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