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마련한 입법 추진안을 두고 각 이동통신사들이 치열한 ‘기싸움’을 펼쳐 온 가운데 일단 19일로 예정된 당정협의회가 ‘논란의 마지노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 당사자 간 시각차가 큰 데다 사학법 파동으로 2월 임시국회마저 공전할 가능성이 있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턱 닳은 국회=‘2년 규제 연장, 2년 이상 장기가입자 허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현재의 보조금 금지법안은 3월27일 이후 ‘자동 소멸’된다. 현행법이 만료되면 4월 임시국회 때까지 다시 새로운 규제제도 도입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 이럴 경우 국회로선 “그동안 뭘 했느냐”는 여론이 부담스럽다. 정통부는 지난해 10월25일 원안을, 12월5일 공정거래위 등과 협의를 거친 최종안을 각각 내놨고, 그간 세 차례의 당정협의를 통해 국회를 설득해 왔다.

만약 법안이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달 말 국회에 상정되더라도 최소 15일 이상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야 하는 등 일정이 빠듯하다. 이에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서혜석(열린우리) 의원을 시작으로 23일 김영선(한나라), 류근찬(국민중심) 등 두 의원도 단말기 보조금 공청회를 열어 ‘해법 찾기’에 나선다. 정통부도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안을 관철시킨다는 입장이어서 보조금 정책의 향방이 곧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소비논리 vs. 규제논리=각 이통사들도 보조금 논란의 ‘최후 승자’가 되기 위해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막바지 설득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안대로라면 2년 이상 휴대전화를 쓰면서도 수혜를 못 보는 소비자가 전체 3480만명 중 1500만명(43.1%)이나 된다”며 “이에 따른 고객불만과 혼란은 이통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가령 휴대전화를 10년 썼더라도 중간에 번호이동을 했거나 해지 후 재가입했을 경우 한 이통사 가입기간이 2년이 채 안 되면 아무리 통신요금이 많더라도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불평등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LG텔레콤은 “정부안은 이번에 보조금 절반을 풀고 2년 후 전면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2년 이상 장기 가입자에 한해 2년에 한번의 보조금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이용자 간 형평성이 고려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부안은 특히 보조금 지급을 이용약관에 명시토록 하고 있는데 ‘지켜야 할 가입자는 많고, 빼앗아야 할 가입자는 적은’ SK텔레콤이 소비자 간 형평성을 앞세워 보조금 전면 허용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SK텔레콤은 ‘가입자 차별 완화’라는 소비논리를, LG텔레콤은 ‘1위 사업자의 지배력 억제’라는 규제논리를 각각 내세우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황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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