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정보통신비리 > 나 몰라? 섭섭해” 친구 가장한 휴대폰 스팸문자 기승

대학생 조모(22)씨는 최근 ‘010’으로 시작하는 발신자 번호와 함께 문자 메시지를 한통 받았다. “나 OO야. 연말에 봤었는데 요즘은 왜 연락 안 해? 신년도 됐는데 한번 봐야지. 지금 전화 할 수 있으면 전화줘.”

조씨는 상대방이 행여 서운해 할까봐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앳돼 보이는 여성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씨가 “메시지를 잘못 보내신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자 여성은 “정말 섭섭해. 나 지금 아르바이트 중이라 통화 길게 못하거든. 사진 보내줄께 한번 확인해봐”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 여성의 말대로 곧 문자 메시지가 왔고 조씨는 무선 인터넷 접속 버튼을 눌렀다. 낯선 여자 사진이 여러장이 뜨기에 조씨는 서둘러 인터넷 접속을 끊었다. 그러나 잠시 후 “2990원이 결제됐습니다”란 요금 안내 메시지가 날아왔다. 결제에 동의한 적이 없는데 요금이 부과된 것이다.

조씨는 요금 결제 확인 절차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무선 인터넷에 접속했다. 그러자 “2990원이 결제됐습니다”란 메시지가 또 도착했다. 이동통신사에 문의하자 “2990원씩 두차례 결제됐다”며 “휴대전화 소액 결제는 별다른 절차가 없이도 가능하다”고 했다.

괘씸한 마음에 친구 휴대전화를 빌려 같은 번호로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다. 여자 목소리만 바뀔 뿐 비슷한 내용의 통화가 이어졌다. 조씨는 “인터넷 업체가 여성 여러명을 고용해 스팸 메시지를 보내고 실제 통화와 인터넷 접속을 유도했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씨는 한국소비자보호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고서야 결제 요금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 해당 인터넷 업체는 소보원에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끼리 문자와 사진을 주고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팸 메시지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스팸 문자를 보낸 뒤 실제 여성과 통화를 하게 해 소비자를 안심시키곤 무선 인터넷에 접속토록 유도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자 메시지를 여러번 주고 받은 뒤 무선 인터넷에 접속케 하는 방법도 있다. 060이나 700서비스처럼 유료서비스임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소비자가 함정에 빠지기 쉽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황당한 스팸 문자들을 접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오늘 저한테 문자가 왔더랬습니다. ‘저는 정아인데요. 저한테 그쪽 연락처가 있어서요. 누구신지 궁금하네요. 문자주세요’ 란 내용의 문자였습니다. 제 휴대폰에 연락처를 찾아봐도 정아라는 처자의 전화번호는 없었지만 휴대폰 바꾸면서 빠드렸나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의 간단한 정보를 보냈죠. 나이 이름 대강 이렇게 짧게 보내니 금방 답장이 오더군요.‘저두 긴가민가해서요. 사진한장보낼테니문자주실래요?’ 이런답장이 오더군요.

그래서 알았다고 답장보내니 문자가 또 하나 왔어요. 보통 사진이면 컬러메일로 오는데 이건 일반 문자로 왔더군요. ‘OO씨∼사진보고 문자줘요’ 라고요. 근데 그 문자에 접속이란 버튼이 보이더군요. 그냥 눌러보니깐 정아의 사진첩이란 게 나오고 바로 밑에 정보이용료의 정보가 나오더군요. 사진하나보는데 정보이용료 3000원이더군요. 짜증나 성질내며 문자를 또 보냈더니 이번엔 답장이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해보니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문자주세요’ 라고 나오더군요. 정말 당황스럽더군요. 여러분들도 이런 문자에 속지 맙시다” (아이디: 인디아나 )

“저도 010-1234-****과 같은 휴대폰 번호로 포토메일이 왔습니다. 이런식으로 문자가 와서 들어가봤더니 여자 사진이 뜨는 거예요. 궁금하기도 해서 두 개 정도 더봤는데 다음달 청구서에 8900원 청구됐습니다” (아이디: ㅡㅡ)

이밖에 “폰 블로그에 사진 올렸삼∼^ε ^ 보고 얘기해쥬기얌♡” “이번에 대학 입학하는 07학번 OO인데 친하게지내고 싶어요. ” 등의 문자 메시지에 속았다는 글도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불법스팸신고센터 관계자는 “음성을 포함시키는 등 교묘한 수법의 스팸 메시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영리를 목적으로 보내는 모든 휴대전화 스팸 메시지는 불법”이라고 말했다.

또 “이동통신사에 스팸 메시지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하거나 휴대전화에 광고성 번호나 문자열을 설정해 스팸 메시지를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스팸 신고를 통해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email protected]

진짜 낚시성 광고문자 요즘 너무 심하더군요 ㅡㅡ 72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