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정보통신비리 > 정통부 산하기관 ‘특급호텔病’…1인 밥값 최고 19만원

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기관들이 이사회 회의장으로 특급호텔을 고집, 회의 때마다 1인당 최대 19만원의 밥값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19만원은 영화 ‘타이타닉호’의 특등실에서 있은 최후의 만찬과 똑같은 메뉴로 1998년 리츠 칼튼 호텔에서 내놓은 이벤트 상품을 즐길 수 있는 돈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20일 “정통부 산하 정부출연기관 이사회의 98%가 특급호텔에서 열렸다”면서 “회의 비용 씀씀이가 너무 헤프다”고 지적했다.

정부출연기관은 설립자금과 운영비의 대부분을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공공기관으로, 정통부 산하에는 5개 기관이 있다. 이들 기관은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38차례 이사회를 열었는데, 1차례만 빼고 모두 특급호텔에서 모여 식사비로만 총 4천3백만원을 썼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8차례 회의를 개최하는데 1천2백24만6천원,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은 11차례 회의에 9백73만8천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은 7차례 회의에 8백4만5천원,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7차례 회의에 6백72만7천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5차례 회의에 5백77만9천원의 식대를 지급했다.

특히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이사회(이사 8명) 1회당 평균 1백53만원을 밥값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회의를 한번 열 때마다 이사 1인당 평균 19만1천원짜리 밥을 제공한 것이다. 다른 기관들도 8만~12만7천원짜리 식사를 제공했다.

김태환 의원은 “이들 기관의 이사들은 대부분 기업 임원이나 정통부 간부를 겸하고 있어 해당 기관을 찾는 기회도 거의 없다”면서 “값비싼 식사비용을 줄이는 것 외에 기관 실태를 파악하고 업무를 돕기 위해서라도 사내에서 이사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중기자 [email protected]〉

72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