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정보통신비리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국내 3대 이동통신업체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음란물 유포에 앞장서다 적발됐다. 이들은 콘텐츠 제공업체(CP)가 공급한 낯뜨거운 ‘야설’(야한소설)을 여과없이 배포하면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정보이용료를 챙겼다.

◇노골적 유혹=경찰청은 9일 휴대전화로 야설을 공급해온 이동통신 3사 관계자와 CP, 통신망 이용업체 관계자 등 50명에 대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판매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휴대폰을 통해 서비스한 야설은 근친상간, 직장내 성폭행, 불륜, 성도착 등 특히 청소년에게 유해한 음란내용을 담고 있다. 휴대폰 무선인터넷에 연결하면 언제든 볼 수 있게 서비스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미성년자는 성인물을 볼 수 없게 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현재 부모명의로 휴대전화를 개설한 청소년들이 2백여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이 대거 접속해 야설을 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야설은 야한동영상(야동)과 달리 정보통신윤리위의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무차별 노출되고 있으나, 윤리위는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야설도 사전심의를 받도록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문제를 놓고 한달이상 검토만 하고 있다.

◇기업윤리 실종=이통사들은 야설을 자사 통신망으로 제공하면서 2003년부터 지난 3월까지 3년 동안 접속료와 콘텐츠 이용료로 1백98억원을 벌어들였다.

야설 전체수익 4백79억5천만원의 절반에 가까운 41%를 차지한 셈이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이 1백57억6천1백만원, KTF가 24억7천5백만원, LG텔레콤이 9억1천1백50만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정보통신부로부터 야설을 자진 삭제토록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서비스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사회통념과 규범에 맞지 않는 음란소설 같은 콘텐츠는 앞으로 서비스하지 하겠다”고 말했다.

〈최우규·오승주기자 [email protected]〉 7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