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감독인 최공재씨가 "스크린쿼터 수호위원장이 '대안은 스크린쿼터 밖에 없다'라고 한 것은 정말 추잡함의 극치"라면서 스크린쿼터 축소를 주장하는 영화인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최씨는 14일 보수 성향의 정치웹진인 '뉴라이트'에 '스크린쿼터 반대시위, 이제 그만 좀 하지?!'라는 글을 올려 "미국은 이미 9년 전부터 한국에게 스크린쿼터 축소를 요구해왔지만 한국영화계는 한국영화가 망한다고만 주장했지,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스크린쿼터의 보호막 아래서 뭔가 발전적이고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는커녕, 그저 있는 놈들만 자기들의 배를 채우는 짓거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명 영화감독이나 배우들이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는 것에 대해 "관객에게 사과하고 도움을 청하기는커녕 오히려 유명 스타들을 앞세워 홍보성 시위를 하며 팬들의 순수한 애정을 악용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을 뿐"이라고 규정하고 "FTA로 인한 문화적 침략을 막는 것은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이고, 스크린쿼터를 없애는 것은 국가의 문화를 와해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영화인들에게 "스크린쿼터를 축소할 경우 문화 주권이 상실된다는 그들의 주장은 솔직히 내가 보기엔 패배의식에 깊이 빠진 한국인의 자화상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면서 "그대들이 그토록 집착하는 스크린쿼터를 쓰레기로 만든 것은 미국도 아니고, 영화로 배를 채우는 거대 영화기업들과 영화인들 자신이었다는 것을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 미국의 FTA보다 영화인들이 관객들에게 아무런 근거도 없이 주장하는 그런 패배의식이 더 두렵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안주하려는 가진 자들의 습성이 역겹고, 설레발을 치는 그런 인간들의 말에 혹하고 넘어가는 관객들이 안타깝다"며 "FTA든, 스크린쿼터 폐지든, 관객의 눈과 귀가 살아 있다면 한국영화는 살아날 것이고, 그런 관객의 힘을 나는 죽는 날까지 믿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한국영화인들이) 시위를 하는 목적은 한국의 문화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충무로의 문화를 보호하자는 것"이라며 "관객들이 수 년 전에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했지만 최근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를 알기에, 차마 '우리 밥그릇 안 뺏기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하지 못하고 자국의 문화 보호 운운하는 것이라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됐다"고 말했다.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밑도 끝도 없는 패배주의로 국민들을 우롱하는 영화인들의 모습에서 밀려드는 쪽팔림의 파도를 감당할 수 없어서", "그들이 스크린쿼터를 반대하는 것은 문화적 침몰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 배를 채워줄 산업적 침몰일 뿐이라는 지극히 혐오적인 결론이 유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한국영화계에 "암사자의 심정으로 우리는 스크린쿼터를 절벽 밑으로 버려야 하고, 거기서 살아난 새끼만을 키우는 마음으로 관객은 냉정하게 한국 영화를 대해야 할 시기가 됐다"면서 "한국영화가 절벽에서 살아나 용맹한 사자의 모습으로 대지 위에 서길 바란다"다고 당부했다.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