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기회사, 정전 보상금 집집마다 지급
애들레이드 지역 전기회사 ETSA, 정전 시간 따라 최소 6만원 이상 지급
ETSA 측 “전기사용량 예측 못한 회사 잘못 커, 당연히 보상해야”
미디어다음 / 최용진 호주 통신원
호주 애들레이드 핀든에 살고 있는 샤론 미셸모어(33)는 며칠 전 410달러(약 30만 원)짜리 수표가 들어있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전기회사가 보낸 편지였다. 전기회사가 샤론에게 보낸 수표는 지난달 말 발생했던 정전에 대한 보상금이었다.
요즘 에들레이드에는 66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오를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의 전기 사용량이 급증했고, 지난달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미셸모어의 집 역시 정전이 28시간 동안이나 계속돼, 가족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전이 발생하자 이 지역에 전기를 공급해온 전기회사 ETSA는 “이번 정전은 시민들의 과다한 전기사용량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라며 “정전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들에게 사과문과 함께 일정 금액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전기회사의 결정은 호주에서도 상당히 획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까지 정전으로 인해 전기회사가 시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에게 보낸 사과문을 직접 작성한 이 전기회사의 대표 루 오웬은 “이번 정전은 우리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시민들이 정전으로 인해 무더운 날씨에 큰 불편을 겪었기 때문에 당연히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기회사는 정전이 된 시간에 따라 시민들에게 보상금을 차등 지급했다. 12시간 이상 정전된 가정에는 80달러(약 6만 원), 15시간 이상 정전된 가정에는 120달러(약 9만 원), 18시간 이상 정전된 가정에는 160달러(약 12만 원)를 지급하는 식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뜻밖의 보상금 지급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보상금이 너무 적다는 불평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전기회사가 지급한 보상금은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라며 “3시간 이상 정전된 가정에는 80달러, 18시간 이상 정전된 가정에는 1000달러(약 74만 원) 정도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기회사 ETSA는 “현재 전기가 나간 가정들의 정확한 숫자가 파악이 되지 않아 보상금을 얼마나 더 지급해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피해를 입은 가정 모두에게 충분한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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