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 거래로 인한 탈세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게임 회사들과 전문가, 네티즌 사이에 수많은 논쟁이 벌어졌지만 아직 관련 법규가 없는 게 현실이다.

게임 아이템을 재산으로 간주하는 법적 근거는 아예 없다. 관련 범죄가 발생해도 경찰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람을 처벌하는 형법 제347조(컴퓨터 등 사용 사기)를 인용해 처벌하는 정도다.

민법에는 게임 아이템을 ‘소유권이 인정되는 물건’으로 규정하는 조항이 없다. 특히 탈세 문제는 과세 당국이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 업체들은 “게임 아이템은 회사 소유”란 기본 입장 아래 아이템 거래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리니지를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월 문화관광부에 아이템 현금거래를 법으로 금지해달라며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에 입법청원을 냈다.

반면 게이머들은 “게이머가 노력해 캐릭터를 키우고 아이템을 획득하므로 당연히 게이머 소유”라고 주장한다.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법사위) 등 일부 정치권은 아이템 시장을 인정하고 양성화하는 법안을 발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양성화가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게임 아이템의 가치가 법적으로 인정되면 금융시장에서 수천만원, 수억원대 ‘아이템 담보 대출’이나 ‘아이템 파생 상품’ 등 신종 금융상품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현실 경제로 편입하면 여러 문제를 수반한다.

아이템베이 김치현 대표는 “아이템 거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그동안 학문적 영역에서는 무관심했다”며 “아이템 거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어져 온라인게임 산업과 파생산업에 대한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홍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