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일 열린우리당 의원은 12일 이동통신 업체들이 ‘통신비밀보호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통신사실 확인자료 열람 대상자들의 위치정보를 30분 간격으로 정보·수사기관 담당자들에게 통보해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정보·수사기관에서 요청하면 5일 동안 대상자의 위치를 확인해 문자메시지로 정보·수사기관 담당자에게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치정보란 해당 휴대전화가 언제 어느 기지국 근처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인데, 이를 통해 휴대전화 이용자가 이동한 경로를 추정할 수 있다. 통신사실 확인자료 열람은 정보·수사기관이 국가안보를 위한 정보수집과 범죄수사 목적으로 누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얼마 동안 통화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변 의원은 “정부 당국이 법적 근거가 없는 통신비밀 보호업무 처리지침을 만들어 이동통신 업체들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 열람 대상자들의 위치정보를 지속적으로 제출하도록 한 것은 수사 편의를 위해 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통신내용을 엿듣거나 엿보는 감청은 기간과 대상 범죄가 정해져 있는 것과 달리 통신사실 확인자료 열람은 기간과 대상 범죄가 정해져 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변 의원은 “정보·수사기관들이 통신사실 확인자료 열람 대상에 특정인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며 “위치정보를 감청 대상에 포함시키거나 통신사실 확인자료 열람 대상 범죄 및 기간을 구체화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변 의원은 “이동통신 업체들이 이용자들의 위치정보를 수집해 정보·수사기관에 제공한 사례가 지난해 3만964건에 달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1만5988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