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정보통신비리 > 정통부-국정원 '엇박자'..커지는 도감청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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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도감청 시인..정통부는 '불가능' 입장 고수 일각선 국정원 독자적 도감청 능력 개발 의혹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 정보통신부가 국가정보원의 휴대전화 도ㆍ감청사실 시인에도 불구, 현실적으로는 도ㆍ감청이 어렵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정원이 비교적 구체적인 형태로 도ㆍ감청사실을 공개한 반면 정통부는 여전히 "기술적,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5일 국정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도ㆍ감청을 실시한 사실을 시인했으나 실제로는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휴대전화 도ㆍ감청 가능성과 관련해 정통부와 국정원의 입장이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양측 기관중 하나가 아직도 사실 자체를 숨기거나 정부기관간의 공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감청장비의 제조ㆍ개발ㆍ도입ㆍ사용 등에 관해 신고 의무를 면제한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규정을 이용, 자체적으로 상당 수준의 감청능력을 확보했거나 고도의 첨단장비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의 휴대전화 도청은 이론적,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통화시 음성신호가 디지털 신호로 3차례 변환되는 만큼 현실적으로 통화내역 파악이 가능한 수준의 도청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설사 국정원이 도청을 실시했더라도 극히 제한적이고, 조잡한 수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실제 국정원의 공표 내용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지국과 기지국 컨트롤러를 잇는 구간의 120개 회선에서 도청이 이뤄진 것으로 공개됐지만 감청대상이 되는 특정번호를 구체적으로 파악, 통화내용을 엿듣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 휴대전화 이용자가 움직일 때마다 기지국도 지속적으로 바뀌는 만큼 기지국을 통한 도ㆍ감청도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하지만 국정원은 앞서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200ｍ 이내와 도청 대상을 정점으로 120도 범위 내에서는 도.감청이 가능하다"고 밝혀 정보당국의 휴대전화 도ㆍ감청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정통부 조차 파악하지 못한 최첨단 기술을 확보, 가동하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CDMA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속도에 맞춰 도청기술도 덩달아 급속히 개발될 수 있다는 논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수사기관이 독자적으로 감청장비를 제조ㆍ개발ㆍ도입ㆍ사용하더라도 이를 막거나 공식 통계로 잡을 수 없는 만큼 국정원이 독자적으로 엄청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