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로 얽힌 하도급 구조가 부실공사와 부실업체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적정 공사비를 확보해주고 직접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최재덕)은 부실시공과 부실업체의 근원으로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도급구조를 꼽고 이에 대한 개선작업이 시급하다고 9일 밝혔다.
연구원은 다단계 하도급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실공사비가 누수돼 건설생산물의 부실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공능력없이 일괄하도급을 일삼는 부실업체가 만연하고 근로환경 악화로 인한 근로자의 진입기피와 고령화가 심화돼 건설생산기반의 약화를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건설현장의 합법적인 하도급은 '발주자-원수급자-하수급자-시공참여자'까지로, 생산과정에서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설업 특성에 대한 보완책이 미흡한데다 지나친 저가 수주와 과다한 조직비용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풀이했다.
따라서 연구원은 적정 공사비 확보와 조직비용 경감, 직접생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 심규범 연구위원은 "우선 적정 공사비를 확보해 직접생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하며 특히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자제하고 실질적인 저가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사회보험료를 확보하고 관리자 인건비 지원 확대, 겨울철 계속고용유지지원금 도입, 고용보험 전자카드 조기 확대 시행 등이 필요하다"며 "직접생산을 수행하는 성실업체를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불법 하도급 규제를 강화하고 핵심기능인력 보유에 대해 시공능력평가와 낙찰자 선정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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