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건설교통비리 > 법원 "주공은 분양원가 공개 거부할 이유없다"

[오마이뉴스 박수원 기자]

▲ 서울행정법원은 풍동 주공아파트 계약자대표회의가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주공 아파트 건설 현장.

법원이 주공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판결해,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은 1일 경기도 고양시 풍동 주공아파트계약자대표회의(위원장 민왕기, 이하 계약자 대표회의)가 주택공사를 상대로 지난 2004년 5월 제기한 분양원가 공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계약자 대표회의는 지난해 주공에 분양원가공개를 요구했지만 주공이 이를 거부하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수원지법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계약자 대표회의는 "2003년 11월 주공이 분양한 33평형 382가구의 분양가격이 원가의 2배에 달했다"며,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설립된 주택공사가 오히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주변시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분양가의 30%를 인하해야 한다"면서 분양 원가 정보 공개를 요구해 왔다. 계약자 대표회의가 자체 조사를 통해 지난해 2월 공개한 풍동 주공 33평의 원가는 ▲땅 값-아파트 평당 89만원 ▲건축비-185만원 ▲기타 비용- 평당 55만원 등으로 총 329만원이였으며, 분양가는 평당 636만원이었다. 당시 주택공사는 "계약자쪽에서 주장하는 토지비와 건축비 등은 실제와 동떨어진 추정치"면서, "아파트 분양원가는 영업비밀이고, 시장질서에 역행하기 때문에 분양가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계약자 대표회의는 분양원가와 관련 ▲토지매입 보상비 총액 ▲택지조성비 총액 및 공사낙찰가 ▲민간건설회사에 판매한 택지 평당 가격 ▲세대당 평당 토지비 ▲세대당 평당 건축비 ▲분양과 관련한 부대비용 ▲분양가와 분양원가의 차익 등 세부적인 내역을 명시해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이 계약자 대표회의의 손을 들어줬다. 민왕기 계약자대표회의 위원장은 "자체 조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확인한 결과 고양 풍동에서 주공이 50% 가까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원가가 공개되면 분양가 반환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공 관계자는 "본안 소송까지 가봐야 아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항소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인해 분양 원가 공개 여론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완기 경실련 시민감시국 국장은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설립된 주택공사가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는 민간아파트 분양가 폭리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면서, "풍동 분양원가 공개 승소 판결이 공공부분 분양가 공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