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싼 값에 집을 사면 낭패를 볼 것”이라는 청와대의 잇단 경고에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과 건설교통부 고위 관료가 고가의 분양아파트에 당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부 투기세력을 부동산 거품 주역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시비가 일 전망이다.
23일 현대건설이 발표한 서울 성수동 힐스테이트 당첨자 명단에는 참여정부 초기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현역 국회의원 서갑원씨와 국가균형발전위에 파견 근무중인 건교부 도태호 국장이 포함됐다. 서의원은 분양가 12억원인 55평형에, 도국장은 분양가 7억원인 35평형에 각각 당첨됐다. 도국장은 5년 무주택 우선공급 대상자였다. 이 아파트는 정부의 ‘11·15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난 15일 청약접수를 시작했다. 이백만 전 홍보수석이 청와대브리핑에 문제의 글을 올린 것은 10일이었다.
서의원은 “치과의사인 부인과 함께 1993년부터 부어온 청약통장으로 처음 당첨된 아파트”라면서 “강남권에 집을 마련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해 일부러 성수동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서의원은 92년 노무현 당시 민주당 최고의원 비서로 출발,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정무1비서관을 지낸 노대통령의 핵심측근이다.
성수동 힐스테이트는 현대건설이 새 브랜드를 발표한 뒤 처음 분양한 아파트로, 평당 분양가가 평균 2천1백40만원에 달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의원이나 공무원도 수요자로서 고급 아파트에 청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아파트값 급등이 국가적 현안이 되고 있는 시기에 부동산 시장 안정에 노력해야 할 인사들이 고분양가 아파트를 청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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