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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뜯고 뜯긴 ‘비리사슬’

안양 비산동 사업 5명 구속

재건축조합 사업을 둘러싸고 막대한 이권을 챙겨온 ‘부패 먹이사슬’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형사4부(부장 양재택)는 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면서 20억원대의 금품을 상납받은 재건축조합 간부와, 인허가 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은 시청 간부, 조합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10억원대를 뜯어낸 은행원 및 하도급업체 직원 등 10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최근 경기 안양시 비산동 주공2단지 아파트 재건축사업과 관련해 시공업체 등한테서 20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재건축조합 간부 전아무개(39·구속)씨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
조합의 총무이사로 있던 전씨는 하도급 희망 업체로부터 무려 20억여원을 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조합원 자격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아파트와 상가를 분양받게 해주겠다며 3억6천만원을 따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합장·간부 25억 상납받고 고무원에 뒷돈
은행원·하도급직원 폭로협박 10억 가로채

조합장 홍아무개(50·구속)씨는 지난해 1~7월 아파트 내부 도로 확장·포장공사 시공업체한테서 6천만원을 받는 등 업체 선정과 관련해 모두 1억6천여만원의 금품과 외제 골프채 등 향응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홍씨는 또 “재건축조합 사무실 운영경비를 지급하지 않고 조합장으로 예우를 해주지 않는다”며 시공사인 ㅅ물산 현장소장을 폭행해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검찰 조사 결과, 조합 쪽에서 불법적으로 챙긴 돈의 상당액은 조합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달려든 이들에게 갈취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형 시중은행 노조위원장인 김아무개(46)씨는 안양 비산동지점 과장으로 근무하던 2000년 2월부터 1년 동안 조합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전씨한테서 3억9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이날 검찰에 구속됐다. 김씨는 애초 재건축조합 이주비 1200억원을 자기 은행에 유치하기 위해 조합 총무이사인 전씨 쪽에 접근했으나, 비리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 협박에 나서 거액을 뜯어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듬해인 2001년 은행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또 서울 강남에서 유명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아무개(31)씨는 2000년 10월 전씨에게 2억원을 주며 전기공사 부분 하도급을 부탁했다가 성사되지 못하자, 오히려 “비리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9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사고 있다.
이씨와 같은 수법으로 6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사고 있는 김아무개(37)씨는 지명수배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00년 7월 재건축사업 감리업체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1500만원을 받아 챙긴 당시 안양시 도시교통국장 강아무개(54)씨를 구속하고, 안양시 관련 공무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건축조합 비리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아파트 분양값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게 된다”며 “재건축 시장의 이상과열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아파트 재건축조합 비리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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