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건설교통비리 > 李부총리 부인 ‘문어발 투자’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과 부인은 서울 한남동, 경기 광주, 충북 충주 등 전국의 임야, 논, 밭, 빌라, 오피스텔 등 다양한 부동산에 여러차례 투자, 수십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고 부동산 매입과정에서 위장전입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이장관은 자신의 장남과 장녀의 재산공개를 거부했지만 관보에는 이런 사실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및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이장관은 1976년 전북 고창 임야를 매입한 것을 비롯해 82년 경기 광주시의 밭, 85년에는 충북 충주시 임야, 2003년 서울 한남동 빌라 등 여러차례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그동안 이장관이 “미국 유학전인 79년 한번 사놓았던 부동산이 올랐다”는 해명과 다른 것이다.

이중 강남구 도곡동과 용산구 한남동 빌라, 오피스텔은 이장관 소유로 돼 있고 나머지 임야 및 전답은 모두 부인 명의로 돼 있다. 이장관 부인은 이중 경기 광주 임야를 지난해 41억5천만원, 같은 지역 전답을 16억6천6백만원에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위장전입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장관의 부인이 광주 땅을 매입할 당시에는 농지개혁법에 따라 농지 소재지에 주소지가 돼 있어 농지매매증명을 발급받은 사람만 농지를 매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경호 재경부 공보관은 “경기 광주 땅을 취득할 당시에는 미국에 살고 있었으며, 당시 지목은 임야였으므로 외지인도 취득이 가능했다”며 “매입 이후에 지목이 전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위장전입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또 “고창 땅의 일부는 장모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며 일부는 가족농장으로 운영하기 위해 부인 이름으로 샀다”며 “당시 실제로 부인이 현지에 주소를 두고 왕래했고 현재 가족농장으로 운영중”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이장관 부부는 지난해말 현재 재산액이 91억7백만원으로 신고했지만 서울 도곡동 70평대 빌라를 5억9천여만원, 한남동 60평대 빌라를 4억6천여만원에 신고하는 등 보유부동산 가격을 공시지가로 신고해 실제 재산은 1백억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장관측은 지난해 2월 장관임명을 전후해 경기 광주 부동산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장관측은 “장관 임명전에 계약했지만 잔금을 늦게 받아 등기처리가 임명후 이뤄졌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입증할 거래계약서를 공개하기는 거부했다.

또 자녀의 경우 고지거부 사실을 관보에 명기하도록 돼 있지만 유독 이장관만 누락돼 의혹을 받고 있다.

이장관의 장녀와 차녀는 재산 고지를 거부했지만 관보에도 실리지 않고 지난 25일 공직자윤리위의 고지거부자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는 재산등록서류에 고지거부 사실을 기재하고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이장관측은 “장남은 결혼해 독립했고, 장녀는 나이가 많은 데다 충분히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 고지거부를 했다”며 “자녀에게 얼마나 재산을 증여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원희복기자 [email protected]〉

출처:2005년 2월 28일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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