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건설교통비리 > KTX ‘수수료 장사’심하다…항공기 등엔 없는 각종 수수료 부과

지난주 시댁에 가기 위해 부산행 고속철도(KTX)를 이용한 김연미(51·서울방화동)씨는 한국철도공사가 부과하는 환불 수수료가 너무 비싸 깜짝 놀랐다. 김씨는 “간발의 차이로 예약된 열차를 놓쳐 세 식구가 4만원이 넘는 환불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다”며 “철도공사가 KTX 승객을 봉으로 여기는 모양”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KTX를 운영하는 철도공사가 항공기나 고속버스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각종 수수료를 받고 있어 이용객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31일 철도공사에 따르면 열차가 출발한 뒤 승객이 환불할 요구할 때 철도승차권 수수료 제도 규정에 따라 승객은 운임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항공기(국내선)와 고속버스 환불 수수료가 각각 운임의 10%와 20%인 점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실제로 서울∼부산간 출발 이후 환불 수수료를 교통수단별로 비교해보면 KTX는 1만3500원으로,항공기 6240원과 고속버스 3860원에 비해 훨씬 비싸다. 뿐만 아니라 KTX에는 항공기나 고속버스에는 아예 없는 수수료가 있다.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심익환(37)씨는 최근 회사 출장계획이 변경돼 일주일 전 예약한 KTX 승차권을 취소했다. 심씨는 “출발 하루 전에 취소했음에도 수수료로 2000원이 넘는 돈을 떼였다”며 “상영 전 영화표나 조리 전 음식의 경우에도 사정이 있어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데 KTX는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이는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한 승차권을 열차 출발 하루 전까지 취소할 경우 운임의 5%에 해당하는 예약 철회?위약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반면 항공기나 고속버스의 경우 카드로 요금을 결제했더라도 예약을 취소할 경우 원금이 그대로 입금되며 수수료는 부과되지도 않는다.

KTX는 또 항공기나 고속버스와 달리 요금결제 후 단순한 예약내용 변경이나 열차표 분실에 따른 재발권 때도 400원씩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철도공사 게시판에 글을 올린 김선애씨는 “자리가 불편하다는 부모님 말씀에 따라 일반실을 특실로 변경했더니 수수료 800원을 떼갔다”고 말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예약 변경?취소·환불 수수료 등 철도공사에서 규정하고 있는 모든 수수료는 수입증대 목적이 아니라 영업비용 성격으로 받는 것”이라며 “KTX를 급히,혹은 꼭 이용해야 하는 승객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적당한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허윤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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