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건설교통비리 > ‘야간 반사 번호판’ 대소탕

경찰, 업자 48명·사용자 102명 무더기 입건

조민진기자 [email protected]

차 번호판 거치대에 빛 반사 물질을 부착해 무인 단속카메라가 야간에 차 번호를 읽어낼 수 없게 만든 일명 ‘야간 반사번호판’을 제작·판매한 업자 및 사용자 150명이 대거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의 C 기능대학 안에서 R 야광물질 제작업체를 설립한 박모(45)씨는 산소(O), 티타늄(Ti), 바륨(Ba) 등 야간에 빛을 반사하는 물질로 만든 밴드를 자동차 번호판 거치대 테두리에 부착해 ‘야간 반사 번호판’을 만들었다. 박씨가 만든 ‘빛 반사 밴드’는 지난 2004년 12월에 실용신안 등록을 마치고 지난 10월에는 특허까지 마친 것. 박씨는 차량 번호판 인식 카메라 제작업체를 통해 자신이 만든 ‘빛 반사 밴드’가 야간에 무인 단속 카메라를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도 사전에 거쳤다.

이후 박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만든 ‘야간 반사 번호판’을 자동차용품 도매상 정모(48)씨 등 42명의 중간판매업자들에게 1개당 1만 5000원씩을 받고 모두 2만5000개를 판매, 3억7500만원 상당을 벌어들였다. 정씨 등은 박씨에게서 산 ‘야간 반사 번호판’을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1개당 3만 ~ 5만원씩 모두 4만여개를 판매, 10억원 상당을 벌어들인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경기 성남에 사는 김모(35)씨 등 102명은 정씨 등으로부터 ‘야간 반사 번호판’을 구입해 자동차에 부착하고 다니면서 무인 단속카메라의 과속·신호위반 단속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박씨가 만든 야간 반사 번호판이 날개 돋친듯 팔려나가자 김모(33)씨 등 3명은 지난 1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R 업체를 모방한 C 업체를 설립했다. 김씨 등은 R 업체의 번호판 제작 방법을 모방해 최근까지 1만5000여개의 야간 반사 번호판을 제작·판매해 모두 2억2500만원 상당을 벌어들였다.

경찰관계자는 “박씨 등이 제작한 ‘야간 반사 번호판’은 모범운전자 등 택시운전기사 및 일반운전자 등에게 대량으로 판매됐다”며 “특히 지난 7월에는 박씨 등이 번호판을 일본으로 수출해 560만원을 벌어들이는 등 추가 수출 주문 요청도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는 23일 이같은 불법 번호판 거치대를 대량 유통시킨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제작업자 박모(45)씨 등 6명과 판매업자 정모(48)씨 등 4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사용자 김모(35)씨 등 102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민진기자 [email protected] 72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