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교통부에서 공동주택의 발코니를 확장하여 거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들은 주택 수를 늘리는데 주력을 하였지 안전성에 대하여서는 제대로 토론된 적이 없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방재와 대피이론인 것이다.
우리 아파트의 경우 방화구획이 규정대로 공사된 곳이 거의 없다. 또 대피로는 현관문뿐이 없어 화재가 발생하면 현관 말고는 전혀 피난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서 일가족이 몰살하거나 어린 자식을 껴안고 10층에서 뛰어내리다 사망하는 사고까지 벌어지고 있다. 또 층별간의 방화구획도 제대로 시공되질 않는다. 이와 같이 안전문제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어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규정이 있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규정자체도 문제가 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의 규정에는 이런 규정이 있다.
“공동주택의 3층 이상인 층의 발코니에 세대간 경계벽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피난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피난구를 경계벽에 설치하거나 경계벽의 구조를 파괴하기 쉬운 경량구조등으로 할 수 있다. 다만, 경계벽에 창고 기타 이와 유사한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안전과 관련되는 기준을 그것도 생명과 관련되는 규정을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규정을 보면 현관문 외에 별도의 대피로가 없으면 건축허가자체가 불가능하다. 왜 우리의 기준은 그들과 달라야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
방화구획도 건축물 내부에서만 구획하면 안전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불이 났을 때 하층부의 화재가 상층부로 옮겨 붙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발코니고, 화재 발생 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발코니인 것이다.
즉 외부에 창이 있는 경우 하층부의 창과 상층부의 창 사이는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거실의 창은 하층부의 창과 상층부의 창과의 사이가 가깝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발코니를 설치해야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규정에도 그런 기준이 있다.
또 발코니는 화재 발생 시 가장 안전한 대피장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일반건축물에서도 발코니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지 화재와 피난이론은 같으며 같은 이론을 근거로 하여 관련기준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거의 같은 맥락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특이하게도 돌연변이식으로 관련기준들을 개정,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소문에 의하면 발코니를 확장하여도 건축면적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억지로 법을 그렇게 개정한다는 것은 웃기지도 않는 발상이다.
건축면적에 포함될 경우 문제점이 너무 많이 발견되니 또 편법을 연구하는 보양이다.
발코니 확장은 건축면적이 늘어나는 것이며 또 확장을 하려면 현행 건축관련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용적율, 건폐율 및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치더라도 주차대수는 현행법에 턱없이 부족하게 될 것이고 , 방재, 소방, 피난에 문제는 대단히 크며, 정화조용량, 보일러용량, 지역난방공사의 규정, 보온, 결로 등 여러 가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관련규정을 너무 경솔하게 개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1982년도에 건축법을 개정하면서 피난로에 관한 규정을 재대로 검토하지 않고 경솔하게 누락시켰기 때문에 구 후 지어진 백화점에서 대 참사가 발생했었다.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건축주만 처벌하고 마무리는 지어졌지만 실제의 잘못은 건교부에 있었다. 일반국민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나 법원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여 잘못 조사 판결을 하고 있다.
건축물에서는 크고 작은 재해가 언젠가는 발생하여 많은 희생자가 발생될 수 있다.
건축물은 생활의 용기로서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건축물 내에 전개되는 인간생활 및 사회활동을 보존 방호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축물에 요구되는 기본성능으로서 안전성, 보건성, 편리성, 쾌적성의 네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축법의 목적에서도 건축물의 안전 기능 및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의 증진에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와 같이 건축물에서 요구되는 기본성능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 안전성이다.
안전성이 없으면 아무리 편리하고 쾌적해도 생활의 유지발전을 바랄 수가 없는 것이다.
건축물에서 발생될 수 있는 재해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인명과 가장 관계가 되었던 재해는 붕괴와 화재 재해다.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당연히 사상자들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건축물을 설계할 때에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언젠가는 재해가 발생한다는 가정 하에 설계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건축물의 안전과 관련된 규정들은 대부분 그런 가정 하에서 기준을 정하고 있다.
발코니를 확장하려는 것을 보면 선진국의 법이나 방재 및 대피이론에 대하여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된다.
또 지금까지 발코니를 확장하면 분명한 위법행위인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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