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건설교통비리 > 학원버스 단속안하나?

학원버스 불법주ㆍ정차 극성…인도까지 점령
당국 단속 '나몰라라'… 시민 교통안전에 위협ㆍ일부 불법 유상운송도

▲ 지난 7일 저녁 9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J학원 앞. 학원생들을 태우기 위해 겹겹이 주차된 대형버스가 한 개 차로는 물론 인도까지 점령하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각에 되풀이되는 이같은 학원생 수송차량 불법주정차로 행인과 자가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김기수 기자 [email protected]

수원시내 대형학원들이 지입버스를 학원운영 통학버스로 운행하는가 하면 이들 통학버스가 간선도로에 장시간 불법주ㆍ정차해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데도 전혀 단속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학원에서는 당국에 신고없이 일정요금을 받고 운행을 하고 있고 한 차량이 2~3군데 학원을 순회하며 학생들을 실어나르면서 과속ㆍ난폭운전까지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 밤 9~10시 대형학원앞 도로는 난장판

현재 수원시 입시학원은 33개이다. 이중 J, J-M, S, H학원 등 대형입시학원들이 45인승 버스나 25인승 콤보, 15인승 봉고 등 학원통학버스 등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이들 대형학원앞 도로가 학원버스 차량으로 아수라장이 되는 시각은 대개 밤 9시에서 10시 전후다. 학생들이 귀가하는 시간대로 학원 차량과 학부모 차량들이 강의가 끝나기 전 20~30분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다.

학원주변의 골목길, 심지어 인도까지 이들차량이 점령한다. 시민보행 불편은 물론 간선도로변 차선을 차지하고 30~40분씩 대기하는 차량으로 인해 좌회전 차량이나 해당 차선을 운행하는 차량들이 정체하거나 사고위험까지 뒤따르고 있다.

지난 7일밤 9시10분께 인계동 J학원앞 6차선 도로변에는 45인승 대형버스들이 10여분 간격으로 10여대가 몰려들었다. 이중 3대는 아예 인도를 점령했다. 밤9시15분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는 차량들이 45인승 학원버스가 1차선을 점령하는 바람에 빠르게 직진하는 차량을 보지못해 충돌할뻔 했다.

9시40분이 돼서야 학생들이 몰려나왔다. 버스 10대에 승차관리자는 단 3명, 승차하는 학생은 물론 도보로 인근 횡단보를 건너 귀가하는 학생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었다. 밤10시께가 돼서야 학생들을 태운 이 버스들은 떠났다.

같은날 밤 9시30분께 인계동의 KBS드라마센터앞 J-M 학원앞 도로. 45인승, 25인승, 12인승 버스와 승합차 등 학원차량 7대가 도로 1차선을 100m 가량 차지하고 학생을 태우기 위해 불법 주ㆍ정차를 하고 있었다.

1차선을 따라 운행하던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 학원차량으로 길이 막히면서 옆차선으로 빠져나가느라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이들 학원 차량들은 40분 정도 차선을 점령하고 떠났다.

이같은 현상은 장안구 북수동 S학원 앞, 영통구 매탄동 법원사거리 SㆍH학원 앞, 장안구 북수원일대 J학원 앞도 마찬가지다.

○… 손놓은 단속기관에 시민 교통안전만 위협당해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 또 일부 학원에서 승하차관리요원을 배치하고 있지만 대부분 나몰라라 한다.

경찰은 “잠깐 주차는 어쩔 수 없다”며 적극적인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교육청은 “학원관리 점검때 학원버스대수, 보험가입 여부만 점검하고 단속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도 역시 적극적인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학원차량의 간선도로변 점령은 짧으면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인데 이 시간을 ‘잠깐 주차’로 보는 경찰의 시각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손놓은 단속기관에 시민교통안전만 위협받는 꼴이다.

수원중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도로변 주차시 운전자가 있을 때는 단속을 하고 운전자가 없을 때는 구청에 통보한다. 그러나 대부분 학원에 통보해 불법주ㆍ정차를 못하도록 요청한다”고 말했다.

▲ 간선도로는 물론 인도마저 점령한 대형학원 버스 옆으로 보행자들이 차량을 겨우 피해가고 있다. ⓒ김기수 기자 [email protected]

○… 지입차량에 버젓이 학원이름 달고 신고없이 유상운행까지

학원이름과 간판을 달고 운행은 하지만 실제론 개인 지입버스나 차량인 경우가 많다고 한 학원버스 운전자는 설명했다.

“지입차 수입이 괜찮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장안구 북수동 S학원에서 만난 한 버스운전자는 “이 학원 말고 2~3군데 학원을 도는 데 몸만 상한다”고 말했다.

한 운전자는 “여러군데 학원을 돌다보면 시간에 대기 위해 과속ㆍ난폭운전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실토했다.

인계동 J학원 여직원은 “학원 소유 차량이 아니고 대부분 개인차량”이라고 말했다가 기자가 학원 소유 차량이 한대도 없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렸다.

장안구 북수동 S학원에서 운행하는 버스의 경우 학생들의 일회용 승차권을 600원씩 받고 유상운행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학원에서 유상운행을 하려면 당국에 신고를 해야하는데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적극적인 단속으로 학원버스 운행질서 바로 잡아야”

시민 박모(38)씨는 “학원측의 편의적인 발상으로 교통사고 위험까지 감수하며 운전해야 한다”며 “불법주ㆍ정차를 밥먹듯 하고 있는 학원차량들이 단속되지 않는 것은 단속해야 할 당국과 유착돼 봐주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학원버스들이 주ㆍ정차금지구역 도로를 점거한채 불법으로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단속을 나가 계도하고 있지만 단속원이 없으면 또 다시 불법 주ㆍ정차를 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취재/ 박장희 기자, 권오현ㆍ장지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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