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건설교통비리 > “공무원 계속 할래” 신분 유지위해 조직적 금품로비

지난 2004년 철도청의 공사전환 당시 건교부 산하 기관인 철도공안 직원들이 공무원 신분유지를 위해 금품을 모아 조직적으로 로비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교부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처벌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지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12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최근 건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철도공안사무소 직원 등 비위 조사보고’ 자료에 따르면 전 철도공안사무소장 A씨는 지난 2004년 철도청의 공사 전환 과정에서 철도공안 조직을 건교부로 이관하기 위해 부하 직원들에게 관계 기관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로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

당시 철도청은 공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철도공안은 건교부 산하로 조직이 이관되는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었다. A씨의 지시를 받은 당시 철도공안사무소 6급 직원 B씨는 지역의 공안담당관 등을 통해 직원들로부터 조직활동비 명목의 자금으로 3520만원을 조성, 관련 기관 공무원들에 대한 접대 비용으로 쓰고 일부는 그림을 구입하는데 쓰는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다른 직원들도 철도청과 건교부, 기예처 공무원을 비롯해 국회 입법조사관에게도 접대를 한 후 자금 관리를 맡은 B씨에게 카드 영수증을 제출하고 비용을 돌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철도공안 조직은 희망대로 지난해 1월 건교부로 소속이 이관됐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철도공안 조직이 철도공사 소속이 될 경우 신분이 공무원에서 민간인으로 변해 사법경찰권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공무원으로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소속 이관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건교부 이관타당성 논란을 떠나 건교부가 국무조정실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통보받은후 감사를 통해 비리행위를 확인했음에도 A씨는 의원면직, 나머지 가담자 4명은 경고와 주의 등 ‘솜방망이’ 처벌만 내렸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철도 공공 안전을 책임지는 철도공안 공무원들이 자신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돈을 걷어 다른 공무원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지만 건교부는 솜방망이 처벌로 제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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