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기 지하철 역사 4곳 가운데 1곳이 러시아워 때 이용승객 1명당 차지하는 면적이 1㎡도 안 되는 등 혼잡도가 극심해 역사 개선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혼잡도는 승객들의 보행이 극도로 제약받는 상태여서 긴급상황 발생 시 압사 등 대형참사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역사 개선작업에는 1조7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돼 지하철공사 측은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5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서울지하철공사의 ‘1기 지하역사 95곳의 혼잡도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1∼4호선 역사 95곳 가운데 24곳(25.26%)의 이용승객 1인당 점유면적(피크타임 기준)이 ‘설계서비스 수준’ 기준치인 D등급(1.0∼1.5㎡)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서비스 수준이란 역사 이용승객 1인당 점유면적을 기준으로 승객이 느끼는 편의성 정도를 A∼F로 등급화한 것이다.
조사 결과 혼잡도가 가장 극심한 F등급으로 평가된 곳은 2호선 신도림역과 3호선 종로3가역 등 2곳이다. 이 역사의 1인당 점유면적은 각각 0.36㎡, 0.4㎡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혼잡도 E등급 역사는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0.55㎡) ▲2호선 교대역(0.58㎡) ▲1호선 서울역(0.59㎡) 등 22곳이다.
또 지하철공사의 ‘1기 지하역사의 하루 이용승객 현황’에 따르면 1∼4호선 95개 역사 가운데 43곳(45%)의 이용승객이 건설 당시 예측 인원을 넘어서는 등 과밀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하철공사 측은 “지하역사 통로 확보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을 용역 의뢰, 오는 3월 결과를 받을 예정”이라며 “혼잡 역사(E·F등급) 24곳을 개선하는 데만 1조7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출처 : 2005년 2월 15일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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