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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 교통사고 벌점제 노동탄압용?

노동자들, 노조원 길들이기 주장 한목소리

금호고속(사장 이원태)이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들에게 벌점제를 적용해 해고를 비롯한 각종 징계를 하고 있어 노동자 길들이기 등 노동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금호고속에 근무하는 운전자는 1500여명에 이른다. 이들 운수 노동자들은 교통사고를 낼 경우 사규에 정해진 벌점제의 적용을 받아 사측으로부터 해고나 정직 등의 징계를 받기 일쑤다.

금호고속 사규에 따르면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벌점 300점, 1505만원의 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벌점 100점을 받는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벌점이 100점만되면 해고를 당하게 돼 주 50시간 이상 장거리운행 등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 하면서 교통사고에 노출될 수 밖는 상황에서 징계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금호고속 운전자들은 "매일 수백에서 1000 ㎞의 거리를 10시간 이상 운행하면서 피로가 겹쳐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어떻게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 수 있겠냐"며 "아무리 안전운전을 하려 해도 실수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벌점제의 부당함을 입을 모아 하소연했다.

지난 2005년 12월 호남지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10여명의 금호고속 운전자들이 빙판길 교통사고로 벌점을 받아 무더기 징계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호고속은 지난 2005년 비슷한 시기에 교통사망사고를 낸 A씨에 대해서는 해고 결정을 한 반면 B씨는 해고하지 않아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호고속 운전자들은 "노조원 신분인 운전자 가운데 사측에 우호적이고 고분고분하는 사람은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징계를 가볍게 받고 강성 노조원이거나 사측에 비협조적인 사람은 규정대로 징계를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측이 교통사고 벌점제를 노동탄압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고속측도 "운전자가 해고에 해당하는 벌점을 받더라도 사측에 협조적이거나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해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 노조원 길들이기 주장 한목소리

이와함께 금호고속측은 "인사권은 사측의 고유 권한으로 운전자의 성향 등에 따라 징계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벌점제를 노동자 길들이기용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의혹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신명근 노무사는 "금호고속측이 벌점제를 적용해 운전자들을 해고하면서 형평성을 잃는 등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면 부당 해고의 소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문길주 산업안전부장은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죄책감과 사측의 징계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외상후 스트레스를 앓거나 앓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인데도 사측이 이들을 위로하고 보호하지는 못할 망정 해고 등의 징계 조치를 하는 것은 운전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미는 가혹한 행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조원들은 "사측의 보복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렇다 할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거나 쉬쉬하고 있다.

금호고속측이 운전자들에게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도입한 벌점제가 도리어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광주CBS 이승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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