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년차를 넘어서는 현장 건축기사입니다.
정부가 ‘10·29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안정세(?)가 확연해져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서울 강남보다는 별로 가격이 오르지도 않은 지방 서민주택의 가격이 더 떨어지고 경매매물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수요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주택을 거래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등 시장을 왜곡하게 하는 부작용도 속속 발생하고 있죠.
‘10·29대책’은 정부가 강남 중심의 집값 급등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주택거래신고제와 부동산 보유세 현실화, 투기혐의자 금융재산 일괄조회, 투기과열지구 확대지정 등을 골자로 작년 10월 29일 발표한 부동산 종합대책 입니다.
초창기 의도는 순수했고 정당했다고 보여집니다만, 해가 바뀌면서 현장에 파급되는 효과는 곡해되고 왜곡되어 전연 엉뚱한 곳으로 치닫고만 있습니다. 그중 그 대표적 결과를 하나 적어보자면 정작 서울 강남의 집값보다 지방이 집값 더 내려간 현상이고 이로 인한 지방 건축의 개점휴업 상태일 겁니다.
지방은 서울과는 달리 자본의 층이 얇고, 버틸수 있는 한계도 무척 부분적인 면이 있습니다. 보기에는 부품(?)한데 열어보면 두어겹의 종이짝 같다고나 할까…
이러한 차별성을 무시하고 서울 강남에 근거한 규제책 시행으로 지방 건설업계는 거의 초토화 직전이 되고 있습니다.
1년 전에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전례가 없는 고강도 처방이었고, 각종 부동산세제 개혁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지만 이 대책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거래중단’ 상태에 빠뜨리면서 건설경기 경착륙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게다가 최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결정으로 그동안 부동산시장을 이끌었던 충청권마저 ‘공황’상태에 빠뜨린셈이죠.
무었보다 일선의 건설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괴리 문제는 현장근로자들의 전직입니다. 일거리가 줄고 따라서 수입이 줄다보니 애들이 제법 크고 지출이 많은 40대의 중추적인 숙련공들이 돈을 따라 빠져나가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40대의 도목수(책에서는 도편수라고 하지요….) 는 얼마전 안부전화에 꽃집하는 마누라 따라서 배달이나 하는 배달꾼으로 전직을 했더군요. 형편 닿으면 튀김 닭집이고… 문제는 이렇게 일딴 한번 전직한 목수나 미장공등 현장일꾼은 절대로 돌아오질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 60대의 늙고 병든 한물간 목수나 20대 좀 넘긴 힘은 넘치지만 숙련도가 모자란 속칭 시다만 남게 되는 거지요.
실제 사례로 얼마전 현장에서는 설계변경을 진행하며, 한쪽 벽면을 수벽으로 그냥 내리라고 지시하고 잠시 다녀왔더니 이 젊은 목수가 수벽이 뭔지를 몰라서 보 아래를 낼름 짤라서 비워두었더군요….
얼마나 허망 하던지 …
IMF 시절로부터 지금까지 불황의 시기가 얼마동안 입니까?
지방 건축의 공란이 지속될수록 점점 현장은 이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지방 건축이 이토록 개점휴업상태가 된데에는 지방관서의 무지한(!) 건축과 공무원의 행정편의 주위도 한몫 했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한동안 전국에서는 원룸열풍이 돌아서 소규모 건축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급기야 주차로 인한 민원이 많이들 제기가 된겁니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 사시는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일반 단독주택에서 주차장을 확보하면서 까지 집을 짓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이런 경우는 내 집앞의 불법주차가 대부분 입니다.
이런경우 이젠 정부에서도 단독주책이 많은 밀집지역에서는 손쉬운 공원보다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공영 주차장을 세워줄때도 되었다고 보는데, 행정하기 편하게 건축시에 1가구 1주차 확보후 설계허가로 바꾸어 버린겁니다.
관공서로써는 민원이 줄고 좋았겠죠
하지만 일반인이 그 주차면적을 감당하고, 또 건축법상에 건폐율이나 용적율을 맞추어 보면 실제 건축할수 있는 면적은 확연히 줄어버리는 겁니다.
집을 지을때는 짓고나서의 임대수익이나 건물이용시의 이익등을 감안해서 짓는건데 이것저것 공제하고 뭐가 남습니까? 당연히 남는게 없는데 안 짓게 되는 거지요.
건물을 안 지으면 민원은 없어서 좋겠지만, 그로써 문제가 모두 해결되나요?
결론은 아니다 입니다..
전국에서 삼성,현대,대우,LG, 대림등 이런 메이져급 건설회사가 전체건축시장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이 얼마나 될까요?…..
10~15%정도 입니다.
삼성이나 LG건설등 1개의 메이져급회사에서 한해 운영하는 현장이 전국을 통틀어서 대략 150개 정도라고 보면, 물런 현장의 규모에서 고용되는 일꾼의 차이가 나겠지만 3개정도 현장을 운영하는 중소 건설사 50개 정도면 저울은 비등해 집니다.
그 외에 종합건설이 아닌 자영업 수준의 건설현장의 규모를 합산한다면….
그 어마어마 한 숫자의 노가다들이, 바로 그 숫자가 모여서 대한민국 건설시장의 80~85% 정도를 이루는 겁니다. 그리고 그 대다수는 이들 메이져급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숙련이 된 기술자들이 퇴직하면서 자영업형식으로 기술이전이 되는 것이고요.
말하자면 우리 건축의 풀뿌리와도 같은, 그러나 다수를 이루는 건축전체가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정부정책의 무지속에 시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아직도 정부정책은 대기업 소속의 건설업을 중심으로 진행중입니다.
15%가 많습니까? 아니면85%가 많습니까?
그러면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해 봅시다.
이때가 넘어가면 아무일 없었던듯이 건설업계의 복구가 쉽게 될까요?
닭집하면서 돌아섰던 기술자들이 툴툴털고 돌아 오나요?
아마도 아닐겁니다.
이러한 정책부재에서 오는 건축불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마치 뇌사상태의 뇌가 다시는 회복되지 않듯이 건축계는 퇴보하게 되는겁니다.
현재의 정부는 이러한 실제의 실물경제를 너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어떤 3류 경제학자가 아는체 하면서, 개혁이라는 명제하에 현정부를 코치하고 끌어가고 있는지는 알수 없으나, 제발 정신좀 차렸으면 합니다.
거기에다가 이렇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전례가 없는 고강도 처방이었고 보면 …
지금 문제는 이같은 대책이 정부가 주택경기 부양을 통해 경기진작을 꾀했던 불과 1∼2년 전의 정책기조와 완전히 다른데다가,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후불제, 주택담보대출 비율 등에 별달리 규제를 하지 않았던 정부가 10·29대책을 통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자 지방이고 서울이고 아파트고 일반건축이고 불문하고서 아예 시장이 얼어붙어 버린 것입니다. 특히 뒤늦게 나온 이같은 고강도 대책은 투기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꺾어버리게 됩니다.
이로 인해 수도권 지역이든 지방이든 새로 지어진 아파트의 60%는 비어 있는 상태이고, 건축대란은 부산, 대구 등에서도 나타났고, 개점휴업의 상태로 중소 건설업체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지만 실질적인 피해는 다른 지역에서 보는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죠.
그런데도 정부의 화두는 한가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조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실을 모르는 어중이 떠중이 3류 경제학자가 만든, 현장에는 단 한번도 나와보지도 않고 만든 경제정책으로 이 나라 경제를 이념으로만 뒤흔드는 형상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죠.
정부는 10·29대책 등 일련의 투기억제책으로 건설경기 경착륙이 우려되자 건설경기 연착륙 대책을 준비 중이랍니다. 여기에는 행정수도 이전 등 충청권 개발도 포함돼 있었죠.
물론 이 대책은 주택거래신고제 등 10·29대책의 골간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대원칙이 전제돼 있었고…
그런데 건설경기 연착륙 대책 가운데 하나였던 신행정수도 건설이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급브레이크가 걸린 겁니다. 위헌 결정으로 충청권 부동산시장은 투자자·보유자 모두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거래는 중단되고 있으며, 이미 분양된 아파트도 해약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들 하더군요.
특히 충청권을 불황타개의 돌파구로 삼았던 주택업계는 연말까지 이곳에서 1만 5000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을 빚게 됐고, 충청권 특수를 노리고 2003,2004년 서울·지방에서 충청권으로 본사를 옮긴 30여개 일반건설업체도 난감한 상황 이란건 이미 신문방송을 통해 귀에 딱지 않게 들은 얘기구요..
전 장기침체를 예상 합니다.
왜냐구요…
정부는 실물경제를 몰라도 너무도 모르고 있답니다.
일간 신문등에서 정부는 충청권 건설·부동산시장의 패닉현상이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광주나 부산 등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도 검토 중이다. 기업·혁신도시의 건설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등등 말은 많더군요.
그러나 문제는 이들 정책만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부동산시장이 움직일 것 같지 않다는 것이고, 또 이념적인 이론가들이 희망하는 것처럼 부동산 시장이 잠겨있으면서도 건축이 혼자서 살아난다는 가정은 현실의 실물경제에서는 있을수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도 안 되지만 지금은 너무 죽어 있습니다.
더불어 사람들도 같이 죽어가고 있지요
분명 정부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벌써 투기과열지구의 해제 정도로도 시장이 살아날지는 의문인 시점까지 온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도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지 못함이 더 두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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