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대리운전 거스름돈이요? 취한 손님들, 살짝 자극만 해도 안 드려도 되죠."

최근 일부 대리운전업체들이 고객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거스름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는 '체면 마케팅'으로 짭짤한 재미를 누리고 있다. 반면 이용자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18일 시민들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전주지역의 시내권 대리운전비는 1만원이었으나, 최근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요금을 6,000∼8,000원으로 내리는 등 적극적인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막상 대리운전을 이용하면 대리운전 기사들이 목적지에 도착해 한결같이 잔돈이 없다는 식으로 둘러대며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는 등 횡포를 부려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회사원 김명성씨(35·전주시 서신동)는 "8,000원 하는 대리운전 업체를 이용하고 1만원권을 냈으나 잔돈이 없다며 거부해 거스름돈을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일부 대리운전 업체는 고객이 거스름돈을 달라고 요구하면 자존심을 건드리는 ‘체면 마케팅’전략을 사용,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리운전사 최모씨(38·전주시 송천동)는 "손님이 거스름돈을 내달라고 말하기까지 잠시 시간을 가진 뒤 아무 말 없으면 픽업차량으로 간다"며 "기어코 받겠다는 손님들에겐 거스름돈 안받는 '통 큰' 손님들을 빗대면 손님들 대다수가 '담뱃값이나 하라'며 포기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대리운전 업체 일부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일어나 이들 업체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가격인하를 선전하고 실제로는 요금을 모두 받아 잦은 민원을 유발하고 있다.

전주 W대리운전 관계자는 "특히 타 지역에 비해 유난히 체면을 중시하는 전북지역에서 '체면 마케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이런 '자존심 긁기' 교육을 시켜 대리운전사들의 부족한 수입을 매꾸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새전북신문 김동철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