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건설교통비리 > 초호화 모델하우스?…소비자만 부담

대형건설사 앞다퉈 건설…최고 200억까지 쏟아부어
철거할 건물에 무리한 투자해 분양가상승 부추겨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모델하우스 고급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모델하우스 비용만 아파트 수십채값인 100억원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모델하우스 고급화는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워 지방의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는 대형 건설업체가 모델하우스 고급화를 주도해 눈총을 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1월 중순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수성래미안’ 467가구의 모델하우스 비용은 일반 모델하우스의 2∼3배인 65억∼70억원에 이른다.
아파트 평형별 내부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델룸’뿐 아니라 모델하우스 전체 장식을 고급스럽게 하고, 3층에 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설치하는 등 공간을 넓게 확보하면서 비용이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처음 진출하는 대구지역에 ‘래미안’의 고급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썼다는 후문이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모델하우스를 상설 주택전시관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하지만 적잖은 비용이 이번 분양가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수성구에서 12월 분양예정인 두산산업개발의 ‘위브 더 제니스’ 주상복합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비용은 90억∼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부지 비용이 비싸고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번 쓰고 말 모델하우스에 너무 많은 비용을 들였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대구에서 가장 높은 54층으로 지어져 49∼101평형의 1494가구가 들어서는 이 아파트를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회사 측은 분양가로 평당 1300만원을 검토 중이어서 이 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이 경신될 전망이다.
앞서 포스코건설이 지난 5월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주상복합 ‘더 샵 퍼스트 월드’를 분양하면서 200억원이 넘는 초호화 모델하우스를 선보여 빈축을 산 바 있다. 이 모델하우스는 가건물이 아닌 정식 건축물로 지어졌고 최고급 마감재로 고급 주상복합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지난 6월 평당 최고 2900만원에 서울 강남에서 분양된 초호화 오피스텔 ‘부띠끄 모나코’의 3층짜리 모델하우스는 엘리베이터 설치와 복층 구조 도입 등으로 50억원을 넘기도 했다.
지난 4월 서울 용산에서 공급된 ‘파크타워’ 분양회사는 40억원을 들여 700여평 부지에 지상 3층 규모의 모델하우스를 지었으나 분양 후에도 비싼 임대료만 계속 나가자 철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연면적 250∼300평에 2∼3개 모델룸을 꾸밀 때 10억여원의 땅값에다 평당 건축비 200만∼300만원을 포함하면 총 20억원 정도 들어간다”면서 “대형 업체들이 모델하우스를 고급스럽게 꾸미면 브랜드 파워가 낮은 중견기업으로서도 따라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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