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이 침체되면서 그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해오던 아파트단지내 중개업소와 부녀회사이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중개업소는 손님을 끌기 위해서라도 시세보다 낮은 매물을 미끼로 내놓아야하는 입장인 반면 아파트 부녀회는 미끼 매물 때문에 시세가 하락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며 급제동을 걸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물 숨바꼭질이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8ㆍ31 대책 이후 거래가 완전히 끊기면서 대다수 중개업소들은 매수자를 끌기 위해 시세보다 몇 천만원씩 낮은 허위 매물을 마구잡이로 내놓고 있다. 인터넷 매물정보에는 올라와 있지만 실제 중개업소에 가보면 해당 물건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집값 담합의 대명사인 부녀회가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 가격을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없는 매물을 올려서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마포구 도화동 일대 아파트 부녀회에서는 허위 매물을 올리는 업소를 가려내 물건을 주지 않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 도화동 H부동산 관계자는 “싸게 써놓아야 손님이 몰리니 시세보다 싼 매물을 경쟁적으로 올려 왔는데 부녀회 측에서 미끼 매물을 올리면 물건을 주지 않는다고 하자 최근 허위 매물을 올리는 업소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치동 C부동산 관계자도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싼 매물을 올리면 매수자보다도 주민들이나 부녀회에서 전화가 먼저 걸려온다”며 “미끼로 허위 매물을 올릴 엄두도 못낸다”고 전했다.

임소희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