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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 KTX에 입석이라니…

[한국일보 2005-09-14 14:42]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도(KTX)가 입석 승객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오후 7시25분 서울발 광주행 KTX를 예매한 S모씨(30)는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13일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행 자유석 승차권을 예매했는데 담당 직원으로부터 '좌석 없이 선 채로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궁화호 열차도 아닌 KTX에 입석이 있다는 게 이상해 그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한 객차에 자유석 승객이 몰리면 입석으로 탑승할 수도 있다'고 답해왔다"면서 "시속 300㎞로 달리는 KTX 열차가 갑자기 멈춰서기라도 하면 입석 승객은 어떻게 되겠느냐. 안전사고가 발생할 게 불보듯 뻔하지 않느냐"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자유석 제도는 예약시각 한 시간 전후로 자유롭게 특정 객차에 탑승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면서 "탑승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승객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자유석 승차권을 구매한 승객이 좌석없이 선 채로 가는 사례가 발생해 지난 7월부터 주말 및 공휴일의 자유석을 지정석으로 전환해 승차권을 발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5일은 추석연휴를 이틀 앞둔 날이기 때문에 승객들이 몰려서 입석 승객이 혹시 생길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부의 기우일 뿐이다"면서 일축했다. "좌석 손님은 물론 입석 손님도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시속 300㎞로 달리는 KTX가 갑자기 정차할리가 있느냐"면서 "안전사고 우려는 KTX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의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을 자랑한다는 KTX가 선로 위에 놓인 돌덩이 하나 때문에 급정거를 한 어이없는 일이 발생한 적이 있어서 철도공사의 해명은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7일 초고속으로 달리던 서울발 부산행 KTX 63호 열차는 충북 오송역 부근에서 선로 위에 놓인 돌덩이를 발견하고 급브레이크를 밟은 바 있다.

다행히 탈선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열차는 차체 이상으로 대전역까지 서행해야만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서울을 출발해 부산으로 가던 KTX가 철로를 무단으로 횡단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급정거를 시도하기도 했다.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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