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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좀 비싸면 어때"가 위험한 까닭
[주장] 불로소득 발생이 문제... 특권·불로소득 대물림 차단된다면 'OK'
	김윤상(yskim16) 기자

'강남이다, 판교다' 하면서 집값이 오르니까 정부는 정부대로, 투기세력은 투기세력대로, 서민은 서민대로, 시민단체는 시민단체대로 각각 다른 이유로 비상이 걸렸다.

그런데 태평스럽게 "그 까이꺼, 귀족들이나 사는 강남의 집값 좀 비싸면 어때" 하는 사람도 있다. 차분히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다. 강남의 집값이 비싸다고 해서 노숙자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강남 집값이 비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통에 불로소득이 발생하는 데 있고 또 그 바람에 서민들 집값까지 들썩이는 데 있다. 그렇다면 강남의 집값을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서민주택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강남의 집값이 비싼 이유로 주거환경이 좋다는 이유를 드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다. 강남의 주거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그 집값 차이만큼 더 쾌적하고 편리해 보이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이유는 강남에 집을 장만하면 불로소득이 더 크게 생기는데다가, 대한민국의 귀족층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대학 입학이 유리하니까 학벌주의 사회에서는 귀족 신분의 대물림까지 가능하다는 데 있다.

이 중에서 자부심에 대해서는 손댈 필요도 없고 손대기도 어렵다. 스스로 그렇게들 생각한다는 데야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까? 교육이나 종교를 통해 강남 사람과 국민 전체의 인격이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속물적 자부심 때문에 비싼 집에 살고 싶어 한다면 그냥 놔두면 그만이다. 단지 불로소득만 환수하면 된다.

"강남 자부심 손 댈 이유 없으나 특권 대물림은 막아야 한다"

그러나 특권의 대물림은 방치해서는 안 된다. '고교 등급제'나 '보유세 저항'에서도 보듯이 귀족층의 자기 보존 욕구는 강하지만 정부가 여기에 밀리면 안 된다. 정부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이런 기회의 불평등을 시정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불로소득도 환수하지 않고 강남의 부당한 특권도 해소하지 않는 가운데 강남에 또는 그에 버금가는 지역에 집을 추가로 공급한다면 어떻게 될까? 집을 정말로 많이 공급하여 강남 복덕방에 빈 집이 넘쳐난다면 강남의 집값도 잡히고 특권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집을 지을 토지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그런 사태가 날 정도의 공급 확대는 기대할 수 없다. 최근 판교에서 보듯이 추가 공급은 투기의 불쏘시개가 될 뿐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문제의 정답은 저절로 드러난다. 첫째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완전히 환수해야 한다. 불로소득이 없으면 투기가 사라지고 부동산 시장에는 실수요만 나타난다. 불로소득이 없으면 가격의 급격한 등락 현상이 없으므로 가격 안정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정부는 단지 주택을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에 대한 배려만 하면 된다.

둘째로는 강남의 부당한 특권을 해소해야 한다. 강남에 산다는 이유로 다른 국민보다 더 큰 기회를 누리는 일이 없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 문제에 둔감해 보인다. 하나의 예로, 최근 본고사와 다름없는 대학입시가 부활되어 강남권 주민이 유리해지는데도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 학벌주의를 타파하고, 시골에 살더라도 그 지역에서만 공부를 잘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수도권 공공기관을 비싼 돈 들여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대학 자율은 공익보다 더 높은 가치인가? 정부의 각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불로소득의 환수와 특권의 해소. 이 두 가지만 된다면, "그 까이꺼, 강남 집값 좀 비싸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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