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검찰경찰비리 > 새 번호판은 속도를 위반해도 안찍힌다!!

【서울=뉴시스】 www.newsis.com

전국 주요도로에 설치된 2190대의 고정식 무인단속카메라가 새로 단 전국번호판 차량의 차량번호를 인식하지 못해 위반차량을 판별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속도위반 등 위반차량을 적발하지 못해 매년 늘어나던 경찰의 무인카메라 단속실적이 줄어들고 전국번호판 차량 운전자의 무법질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3일 경찰과 무인단속카메라 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주요도로에는 모두 2190대의 고정식 무인단속카메라가 설치돼 속도위반 등 차량의 위반행위를 단속하고 있고, 올해도 230대의 무인카메라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무인카메라는 지난 1월부터 3월말 현재까지 신규등록하거나 주소지 이전 등을 통해 전국번호판을 단 전국 18만여대의 차량번호를 인식하지 못해 카메라에 찍혀도 차량번호를 판별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사용중인 고정식 무인단속 카메라는 위반차량의 영상이미지를 각 지방 경찰청 영상시스템으로 전송, 컴퓨터에서 번호판을 인식해 범칙금 통지서를 위반운전자에게 발송한다.

새 전국번호판은 그러나 기존 사용하던 번호판의 숫자와 크기, 모양 등이 달라 현재 사용중인 무인카메라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이들 새로운 번호를 인식하지 못해 영상이미지를 전송해도 차량번호를 판별할 수 없다.

새 번호를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해도 컴퓨터가 같은 크기와 모양의 숫자로 '학습과정'을 거쳐야만 정확히 번호를 인식, 판별할 수 있는 영상을 전송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험을 거친 후 설치해야 한다.

또 새 프로그램 제작에도 최소 수 개월이 걸리고, 카메라 설치비용도 개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소요돼 단 시일 내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제반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정부가 지난 1월1일자로 신규등록 및 주소지 이전차량 등에 대해 일제히 전국번호판 설치를 단행하자 경찰청은 지난 2월 전국 경찰에 무인단속카메라에 새 프로그램 설치를 긴급 지시했다.

경찰청 배영철 교통안전계장은 "지난해 말 이미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무인카메라 단속에는 문제가 없다"며 "번호를 인식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은 하지만 카메라가 프로그램 '학습'에 시간이 걸려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사실이 아님을 주장했다.

반면 각 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은 "본청에서 지난 2월에야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에 새 프로그램 설치와 업체선정 등의 과정이 남아 제대로 단속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경기경찰청의 경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무인카메라로 모두 10만7122건을 단속했으나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0여건이 감소한 것이다.

경남경찰청도 무인카메라 단속건수가 올 3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국적으로 '먹통' 무인카메라로 인해 단속건수는 대폭 줄었다.

이와 관련 무인카메라 업체관계자들은 "지난 3월12일 충북 오창군에서 도로교통안전공단 주관 지능형교통시스템(ITS)사업 신규번호판 인식율 평가에서 8개 업체가 기술검사에 합격, 새로운 제품을 시험가동하고 있다"며 "경찰청과 제작사간에 교체비용 등의 문제로 아직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화기자 [email protected]
김종화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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