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기 기자]
[앵커멘트]
범죄신고 전화 112, 위급한 상황에 찾게 되는 전화번호죠.
하지만 경기도 화성에서 폭행을 당하던 50대 여성은, 112에 세 번이나 신고했지만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권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가 남자 손님에게 폭행을 당한 시각은 오후 2시 쯤.
다짜고짜 술을 내 놓으라던 60대 손님이 김 씨를 지팡이와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는 112에 전화해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위급한 생각에 김 씨는 두 번이나 더 112 신고를 했지만, '출동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폭행 피해자] "때리더라고요. 파출소에서 안 와요. 내가 두들겨 맞고 기절하고 (마을)사람들이 나를 안으로 옮겼다고 하더라고요. 또 신고를 했어요. 지금 죽어가니까 빨리 좀 오라고, 한 시간이 다 돼도 안 왔어요."
폭행 현장에서 경찰 지구대까지는 7km, 차로는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한 것은 신고한지 50분이 지나서였고 폭행당해 실신한 김 씨는 이미 병원으로 옮겨진 뒤였습니다.
경찰을 믿고 살았던 주민들도 허탈감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철호, 마을 주민] "동네 사람 보호하려고 경찰이 생긴 건데 안되면 그건 경찰 있으나 마나죠. 몇 명 죽였어도 내빼면 그만인가, 세상에!"
경찰은 당시 출동이 늦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마침 다른 지역에서도 절도 사건이 발생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관할 지구대 관계자] "신고 나가 있는 중에 그 신고가 들어 온 거에요. 폭행이라던가 사람을 두들겨 팬다던가 그런 신고 같으면 빨리 갔을텐데. '주취자 행패' 이렇게 왔어요 신고가. 이걸 먼저 처리하고 가면 되겠다 하다가 늦어진거죠."
경찰은 식당에서 행패를 부린 김 모 씨를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하지만 신고해도 오지 않는 경찰은 김 씨에게 잊혀지지 않는 공포를 남겼습니다.
YTN 권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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