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검찰경찰비리 > 이택순 청장의 세번째 거짓말

경찰총수의 세 번째 거짓말?

이길성 사회부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 2007.07.02 00:49

▲ 이길성 사회부 기자

지난 3월 김승연 한화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한 뒤 이택순 경찰청장이 한화증권 유시왕 고문과 골프를 쳤다는 보도〈본지 6월 29일자 A1면〉 이후 당사자인 이 청장의 태도가 애매모호하다. 본지 취재 때 골프 회동을 시인하며 곤혹스러워하던 그는 막상 보도가 나가자 “본건(김 회장 사건)과 관련해서 유 고문을 만난 적은 없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한 뒤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한때 “유 고문과는 통화한 적도 없다”고 했지만 문자 메시지까지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고, “만난 적도 없다”더니 골프까지 친 일이 드러났는데도 사과는커녕 교묘한 말로 또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그는 “‘본건과 관련해서’ 유 고문을 만난 사실은 없다”고 말하면 얼마든지 곤경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5월 4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속기록을 보면, 당시 이 청장은 “본건과 관련해서가 아니라 3월 8일 이후에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느냐”는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의 질문에 분명하게 “없다”고 답했다. 고교 동문으로 여러 번 골프를 쳤던 사이인데도, 굳이 이 골프회동을 부인했던 걸 보면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이 청장은 “한화 건과는 무관하게 사적(私的)으로 골프를 친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강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찰청장이 한화 고문과 골프를 치면서 이 사건에 관해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는 그의 말을 믿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청장은 이 사건에 연루된 자신의 부하들을 자기 손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나는 골프를 쳤지만 결백하다. 그러나 부하들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 청장을 보는 10만 경찰의 심정이 어떨까? 이 청장은 이제라도 경찰총수다운 당당함을 되찾아 국민 앞에 경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78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