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9월21일 조선일보 기자수첩를 참고 바랍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열리고있는 벨기에 브뤼셀의 EU본부 근처에 상여(喪輿)가 등장했다.
한국에서 온 원정투쟁단이 ‘FTA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상복과 두건을 쓴 투쟁단은 상여를 메고 협상장인 쉐라톤 호텔까지 가려 했다. 하지만 50m도 못가 벨기에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협상장까지 가겠다는 투쟁단과, 집회하가를 받은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보내줄수 없다는 경찰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대치는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가벼운 몸 싸움을 벌였고, 언쟁이 오갔다.
시위대가 흥분하는 조짐을 보이자 경찰은 곧바로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뒤 시위대를 둘러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한 시위대원을 밀쳐 바닥에 나뒹굴기도 했다.
투쟁단을 돕고있는 EU 의회 의원까지 나서서 경찰을 설득했지만 벨기에 경찰은 완강했다.
결국 투쟁단이 상복을 벗고, 개인별로 구호없이 조용히 협상장까지 간다는 조건으로 허가가 났다. 하지만 경찰은 한 거름 더 나아가 반(反) FTA 구호가 적힌 피켓이나 머리띠등 시위와 괸련된 모든 것을 제거하도록 요구했다.
상여를 멘 시위대 인원은 30여명 정도로 줄었고, 인도(人道)로 행진할 예정이어서 교통흐름을 방해할 사황은 아니었다.
이 정도면 시위대를 보내줘도 괜찮을 듯도 싶었다. 하지만 경찰은 단호했다.
현장에 나온 경찰책임자는 기위대에게 “시민들 통행에 불편을 주는 행위를 용납할수 없다. 당신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더 이상 참을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대치하는중에 잠깐 화장실을 가겠다는 시위 참가자에게 까지도 시위와 관련된 모든 표시를 몸에서 떼도록 했다.
원칙에서 한치 양보도 없는 벨기에 경찰을 보면서, 한국 경찰의 원칙 없는 대응이 불법 . 폭력 시위를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뤼셀 = 전수용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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