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상 최초로 검찰의 지시를 거부하였다.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검찰과 경찰간 갈등이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검찰의 피의자 면담 서면 요청을 거부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져 검찰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이달 13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피의자에 대한 영장 청구 전 면담을 서면으로 충남지방경찰청에 요청했으나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검사의 서면지휘에 따르지 않은 것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일은 처음 발생했다. 대전지검에서 대책을 마련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를 보장한 관련 법률을 적용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형법에는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인권옹호에 대한검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거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취한다'(139조)고 명시돼 있다.
검찰청법에도 수사지휘권을 거부하는 등 부당한 수사를 하는 경찰관에 대해 검찰의 교체임용 요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2003년 10월께부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건 중 사안이 중요하거나 혐의가 불분명한 경우 검사가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피의자를 직접 불러 신문하는 `영장청구 전 피의자 면담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검찰은 금년 1∼9월 영장청구 전 피의자 면담을 통해 긴급체포된 피의자 671명중 42.2%인 283명의 영장을 기각해 억울한 옥살이를 막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에 대한 검사의 영장 청구 전 면담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제도와 같은 법적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피의자를 검찰청에 강제로 데려가는 것은 인권침해 우려가 있어 호송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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