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남 진주에서 잠시 살다가 고향인 하동군 악양면으로 돌아가서 농사를 짓고 살고자 합니다. 농촌 총각으로 살기가 싫어서 전전긍긍하다가 마음이 맞는 착한 아가씨를 만나 결혼까지 꿈을 꾸면서 농부의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농부의 꿈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농민단체에서 일을 해 온 관계로 알게 된 좋은 농부들이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고향땅으로 이사짐을 옮기자마자 곧바로 일손이 바쁜 농민의 일을 도우러 충남 당진까지 와서 농사일을 배우며 거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진주경찰서 강력계 김모 형사라는 분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모 형사는 이름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전화상으로 취조를 시작하더군요. 지난 3일에 진주시에서 살인 사건이 났는데, 제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건은 4일에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제가 법인인 것처럼 여기고 있었습니다. 마치 경찰이라는 말에 제가 벌벌 떨면서 전화를 받을줄 알았나 봅니다. 경찰이라는 사람이 사건 발생시간까지 숨기며 저에게 취조를 하더군요.
저는 당당하게 조사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건이 있는 줄도 모르니 나에게 혐의점이 있다면 정식으로 조사를 하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김모 형사는 더 심한 말을 하더군요. 제가 살려고 하는 고향마을까지 갔으며, 이웃주민에게 저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고 저도 화가 났습니다. 오랜시간동안 고향을 등지고 있다가 갑자가 나타났는데, 더구나 이삿짊만을 옮겨 두고는 다른 농민의 일손으로 도우러 가서 집에 있지도 않는데, 경찰이 먼저 찾아와서 제 거춰를 물었다고 합니다. 고향마을의 어르신들은 아마도 제가 죄를 짓고 도망나온 것처럼 생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요.
경찰의 입장에서는 빨리 범인을 잡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나름대로의 꿈을 가지고 고향땅으로 돌아간 저는 뭐가 되는 것인가요? 진주경찰서 강력계에서 근무하는 김모 형사는 저에게 엄청난 꿈을 빼앗아 갔습니다. 조용하게 살고자 하는, 그래서 농촌으로 돌아가 흙을 일구고 살고 싶었는데, 바람을 일으키네요.
제가 일손을 도우고 있는 농민은 충남 당진에서 무와 고구마, 그리고 생강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지금이 생강을 수확하는 철이어서 많은 일꾼들을 필요로 합니다. 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진주경찰서 김모 형사와 언쟁을 벌이느라 일을 하러 온 많은 아주머니들도 저를 이상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게 김모 형사와 언쟁을 벌이다 보니 전화를 끊으면서 욕설까지 하더군요. 김모 형사의 입장에서는 직장상사와 언론의 압력을 받으니 빨리 범인을 잡아야 시원하겠지요. 그렇다고 아무 죄도 없는 국민에게 "개새끼"라는 말까지 합니까? 대한민국에서 경찰이라는 존재는 국민위에서 함부로 군립해도 되는 것인가요? 국민이 개새끼면 경찰은 개를 훈련시키는 조련사인가요?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당진 경찰서 112로 전화를 해서 경찰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내 연락이 와서는 경찰이 맞다는 말과 사건에 협조해 달라는 부탁의 전화를 하더군요. 그리고 곧바로 진주경찰서 강력계 김모 형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는 약간 누그러진 말투로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제가 다시 욕설을 한 것으로 따지자 이번에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하동의 고향마을에까지 간 적이 없다고 합니다. 제가 다시 화를 내며 따지자 이번에는 곁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욕을 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자기도 하동이 고향이라며 이번에는 고향 선배라며 우깁니다. 선배로서 후배에게 충고를 한다며 저더러 사회생활을 잘 하라고 하네요. 요즘 경찰들은 고향 후배를 이렇게 챙겨 주는가 봅니다.
전화를 끊고 저는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해서 이곳저곳에 민원을 제기 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전화연결이 되는 곳이 별로 없더군요. 그렇게 해서 경찰서 청문감사관에에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고 민원처리를 요창했습니다. 하지만 청문감사관 역시 경찰편이더군요. 제 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경찰의 변호를 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 했더니 '그럼 다른데 신고를 하라' 며 불만을 이야기 하네요.
참으로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을 살인범으로 몰아가면서 아니면 말고 식의 수사를 하고, 잡으러 갈지 모르니 기다리라며 협박까지 하는 경찰이 국민을 지켜준다고 합니다. 그동안 제가 국가에 낸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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