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5월28일 잠실야구장에 야구경기를 보러 갔을때였습니다.
일찍도착해 패스트푸드점 벤치앞에 앉아있는데 옷은 깔끔하게
입었지만 왠지 떠돌아다니는듯한 할아버지한분이 옆테이블
사람들이 다 먹고 남겨놓은 쓰레기들을 뒤적이며 먹을것을
찾고계셨습니다.야구선수중에 외국인이 있어서인지..
그날따라 외국인관람객도 평소보다 많았구요..
일행과 저는 불쌍한 나머지 할아버지께 사는곳이며 어쩌다
잠실까지오게된거며 이것저것을 물어봤고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들리시는지 계속 "나는 귀가 잘 안들려~"를 반복하셨습니다. 일행과 저는 할아버지께 햄버거를 하나 사드리고 아드님댁이
안양이라시던 할아버지께 차비하시라고 만원까지 쥐어드렸습니다. 그런데 계속 마음에 걸려 걱정하고있을때 경찰차 한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희는 그 경찰 세분께 도움을 구했고
할아버지의 처한상황을 다 말씀드렸는데 굉장히 귀찮다는 듯,
관심없다는듯..
"저 할아버지 원래 여기 살아!" 라고 하시고 또 다른분은
"아가씨들 좋은일했네~"라고 하시고 마셨습니다.
저희가 계속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그중 차에 타 계시던
경찰관이 할아버지를 소리쳐 불렀고 귀가 잘 안들리시는
할아버지께서 제대로 못 알아듣자 짜증까지 내셨습니다.
할아버지가 경찰차 가까이에 오자 우리가 이제껏 다
말해드렸던 질문들을 쏟아내기시작했습니다."할아버지
어디살아요?" "할아버지 집까지 갈수있죠?" "할아버지 연세가
어떻게되세요?" 할아버지는 희미한 목소리로 81살이라고
하시고 안양에 산다... 집에 갈수있다라고 대답하시고
가던길을 계속 가셨습니다. 경찰분들의 태도에 화가난
일행이 울먹거리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더니 한 경찰관이
대체 왜 우느냐는 듯한 목소리로 "왜울어? 울지마~!
아니 왜울어?집에 혼자 가실수 있다잖아" 라고 하곤그자리를
떠났습니다. 화가 날때로 난 저희는 주변을 살폈고 저희
주변에는 수 많은 외국인이 자기들끼리 수근대면서 저희를
바라보고있었습니다. 너무나 창피하고 화가나서 분을 삭히고
있는데 저 멀리 매표소 앞에서있는 경찰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경찰관은 차에 앉은채로 할아버지한테 이리로 오라고
소리를 질렀던 그 경찰관이었습니다. 저희는 그날 경기가
인기가 있는 경기였고 표를 반값으로 팔아서 많은 인파가
모일걸 예상해 경찰관들이 서있는건줄 알았는데..티켓팅이
시작되자 그 경찰관은표를 끊고 좋아하는 모습으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처음 우리를 외면하고 가실때는 무슨 급한일이
있는가 보다..하고 이해보려고 했으나 매표소 앞에서 표를
끊고 좋아하는 모습을 봤을때는 정말 화가 너무나서 말문이
막히더군요. 때마침 매표소 옆에 부착된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질서는 문화시민의 긍지 -서울수서경찰서-]
질서를 잘 지키는 것만이 문화시민이 되는 길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경찰들은 분명 할아버지께서 여기사신다고
했지만 할아버지께서 안양에 산다고 하니 말을 바꾸고
얼버무리시는 모습을 볼때 단순히 제 생각이지만..
그날 경기를 봐야하는데 표 끊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할아버지 일을 처리하려면 시간이 걸릴거 같으니 대충
할아버지를 보낸거 같습니다. 근무시간에 야구경기티켓을
끊고 정작 시민이 도움을 구할때는 귀찮아 하는 한국경찰들..
어깨의 무궁화가 부끄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