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검찰경찰비리 > 게임업주 등친 ‘나쁜 경찰’…수억 ‘이자떼듯’

사행성게임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6일 서울 서초경찰서 전 형사과장 김모씨(47)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오락실 운영자에게 단속정보와 수사상황을 알려주고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공소장에 나타난 김씨의 혐의는 이렇다. 김씨는 먼저 2003년 아파트 2채를 은행대출을 받아 매입했다. 그런 뒤 스크린 경마 게임장을 연 업자 이모씨를 찾아가 “매월 이자를 내야하는데 도와달라”고 했다.

업자 이씨는 “그냥 주면 모양새가 이상하니 1억원을 (당신이) 빌려주고 이자를 (내가) 주는 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굿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김씨는 처제 명의로 이씨에게 7천만원을 주고 이후 17개월간 매월 5백만원씩 8천5백만원을 꼬박꼬박 챙겼다. 김씨는 그 대가로 사행성 게임장 단속 및 수사와 관련된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김씨는 업자 이씨가 “나도 사정이 어려워 더이상 이자 지급이 어렵다”고 하자 이번엔 게임기 판매업자 임모씨를 찾아갔다. “당신이 형편이 낫다고 하니 대신 이자를 내달라”며 이씨에게 돌려받은 7천만원을 맡기고 16개월동안 매달 5백만원씩 받았다.

김씨는 임씨가 운영하던 게임장 2곳이 경찰단속에 적발되자 단속팀장에게 연락, 실제 업주인 임씨 대신 ‘바지사장’만 경미한 사안으로 입건되도록 해줬다.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중이었던 지난 9월에는 임씨의 부탁을 받고 지명수배 여부를 2차례 조회해주기도 했다.

검찰은 이때문에 자신의 지명수배 사실을 알게 된 임씨가 40일간 도피했다고 공소장에 밝혔다.

김씨는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월급이 압류될 상황에 처하자 임씨에게 또 손을 벌렸다. 김씨는 “돈이 없으니 차라도 가져가라”고 하자 임씨의 벤츠 승용차를 담보로 1억원의 사채를 빌려 쓰기도 했다.
76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