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여수지역 성매매 사건은 지역의 주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깊숙히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졌다.
2004년 7월 여수지역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성매매 사건 관련자 중 한 사람인 전 여수해양경찰서장 문모(59)씨가 퇴직을 얼마 앞두고 개방형 직위인 해양경찰청 부산정비창장으로 발탁 돼 여성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청장 권동옥)은 최근 개방형 직위인 해양경찰청 정비창장(4급 상당)에 대한 공모접수를 거쳐 지난 13일 전 여수해양경찰서장 문모(59)씨를 최종 합격자로 선정했다.
부산에 위치한 해양경찰청 정비창은 경비함정 등의 정비 및 수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해양경찰청 소속 책임운영기관의 하나이다.
유흥업소 성매매 사건 연루 직위해제 된 뒤 복직
문씨는 지난 2004년 여수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한 유흥업소 성매매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당시 여수해양경찰서장에서 직위해제 된 바 있다.
여수시 여서동 ‘ㅎ’ 유흥주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던 정모(28)시 등 8명의 종업원들은 2004년 7월 6일 광주전남지역여성단체연합 성매매피해여성 쉼터 ‘한올지기’를 통해 “업주가 임금을 갈취하고 강제로 윤락행위를 강요했으며, 주 고객들은 여수지역 사회지도층 인사들이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유흥주점 업주 김모씨는 일명 ‘신고식’ 명목으로 종업원들에게 나체 쇼 등 퇴폐행위를 강요하고, 화대 3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으며, 현직 여수해양경찰서장, 대학교수 1명, 의사 등 병원관계자 3명, 공무원 1명, 교사 3명, 사회단체 대표 1명, 선박회사 대표 2명 등 19명이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문씨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따라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고 2005년 복직, 현재 통영해양경찰서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내년 6월경 정년퇴직을 앞둔 문씨는 정년을 앞두고 이번 개방형 직위인 해양경찰청 정비창장에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료사회의 도적적 해이 드러낸 것”
성 매수자를 주요 기관장으로 선정한 데 대한 도덕적 시비와 함께 선정 절차에 있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경찰청 규정에 따르면 책임운영기관장의 선발 시, 해양경찰청장이 운영하는 ‘책임운영기관장추천회의’ (민간위원 50%이상 참여)에서 서류전형·면접시험 등을 통해 적격여부를 심사한 뒤 임용후보자를 추천하고, 해양경찰청장이 적격자를 선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5명으로 구성된 이번 추천회의에는 실무 국,과장 3명, 외부 대학교수 2인이 추천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밝혀져, 민간인 추천위원이 50% 이상 참여하도록 돼 있는 규정조차 위반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성매수자가 다시 공직에 진출하는 것이 적절 하느냐의 논란에 대해 해양경찰청 인사부서 한 관계자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지만 이미 징계를 받고 끝난 문제여서, 결격사유가 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인숙 광주 성매매 인권지기센터 ‘언니네’ 소장은 “성매매에 직접 연루돼 처벌 사람을 정부 기관의 장에 다시 임용하려는 것은 관료사회의 도덕적 해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유관단체와 함께 적절한 대처 방안을 논의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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