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복무를 하고 있는 친구를 둔 사람입니다.
친구 녀석이 의경생활을 한지 거의 3달 정도 다 되가는 군요.
겨우 "이경"이란 딱지를 달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낼거라
쉽게 생각이 가더군요.
얼마 전에 외박을 나와서 친구녀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녀석이 자대 생활 이야기
를 하는데, 정말 제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더군요.
소대 내에서 이루어지는 선임 기수의 무차별 구타와 가혹행위
그리고 폭언들. 친구 녀석의 가슴팍과 어깨 그리고 등에는
진한 피멍 자국들이 여기 저기 남아 있다고 하더군요.
본인이 큰 잘못을 해서 벌을 받는다면 이해하겠지만 친구녀석의
말을 들어 보니 정말 이건 별 이유 없이 구타를 가하더군요.
한마디로 "일부로" 그런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자대 내에 있는 경찰 간부에게 신고를 하라고 했더니
친구녀석이 피식 웃으면서 아무 소용없는 짓이라고 하더군요.
어차피 신고해봤자 간부들은 쉬쉬하면서 자신들의 개인실적에 흠이 될까 덮어 버리고 그게 다시 선임들에게 알려지면서 더욱더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한 선임들의 구타와 욕설.
남자가 돼서 돌아오겠다던 녀석의 해맑던 얼굴이 어느새 잿빛으로 변해 버렸더군요. 귀대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던 녀석의 마지막 말을 뒤로 다음 외박을 기약하며 술자리를 마쳤습니다.
너무나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라도 글을 써서 친구의 억울함을,
아니 의경의 부당한 생활을 호소라도 하는 바 입니다.
제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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