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은 현금으로만…, 돈 주면 성매매 단속쯤이야….”
전북지역에서 뻔뻔한 ‘투캅스’가 구속되면서 경찰의 풀린 기강과 땅에 떨어진 직업윤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면세유 관련 사건 등을 축소해주는 대가 등으로 업자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군산해양경찰서 A형사계장과 부안경찰서 B수사과장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 드러난 이들의 범죄행각은 ‘철면피’와 ‘날강도’를 연상시킬 만큼 뻔뻔하다. A형사계장은 지난해 3월31일 군산시 소룡동 한 주차장에서 “면세유 불법 유통사건을 축소해 달라”는 면세유 업자의 청탁을 받고 현금 29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검찰은 A씨가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만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B수사과장은 2005년 5월 중순 김제경찰서 형사계장으로 근무하던 중 “500만원을 주면 성매매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유흥주점에 전화를 걸어 업주에게서 현금 300만원을 받았다.
성매매업소를 단속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업주에게 먼저 연락해 금품을 요구한 것은 그의 직업관이 얼마나 일그러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면세유 사건을 축소해 주는 대가로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7차례 업자에게서 현금과 꽃게상자 등 96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부안경찰서 수사과장실에서 두 차례 현금 400만원을 받은 대담함까지 보였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토착비리 척결에 힘써야 할 경찰관들이 이렇게 뇌물비리 사건에 연루되자 경찰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회사원 황인철(45·정읍시상동)씨는 “법과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할 주체인 경찰이 오히려 불법 업자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받았다니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정읍=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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