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경찰청의 총경급 경찰간부가 일선 경찰서 간부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직위 해제됐다. 또 총경급 간부에게 금품을 준 일선 경찰서 간부급 경찰관 5명도 보직 해임돼 대기발령 조치됐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9일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의 감찰에 의해 비위사실이 통보된 전남경찰청 소속 A(51)총경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전남경찰청은 또 A총경에게 금품을 준 일선 경찰서 간부급 경찰관 5명에 대해서도 이날 징계위원회를 열어 보직에서 해임하고 해당 근무지 경찰서에 대기발령했다. A 총경 외에 전남경찰청 소속 경정급 간부 1명도 감찰반에 의해 함께 적발돼 현재 혐의 내용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A 총경은 28일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에 의해 사무실에서 수백만원의 현금이 봉투와 함께 발견됐으며 다른 경정급 간부 사무실에서도 다액의 현금이 발견된 것으로전해졌다. A 총경은 이날 경찰청 본청 주관으로 열린 전남지역 일선 경찰서 간부 회의에 참석했던 일부 간부 경찰관들로부터 20만-50만원씩이 들어있는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감찰반은 이 같은 사실을 경찰청에 통지했으며 경찰청은 A 총경을 직위해제하고 연루된 경찰간부 5명을 보직해임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현금이 오가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A 총경은 이에 대해 "어제 일선서 과장들의 회의가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게 된 직원들이 인사치레를 했지만 곧바로 돌려주려고 했다"며 "면전에서 돌려주지 못한 것은 죄송하며 오늘 오전에 모두 되돌려 줬다"고 해명했다. 직위해제된 경찰관은 3개월 이내에 보직이 회복되지 않으면 중징계 절차를 밟게되며 대기발령의 경우 보직에서 해임되는 것은 직위해제와 같지만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으며 이후 대부분 구제되는 것이 보통이다. ●무더기 징계에 전남경찰 ‘초상집’ 29일 총경급 간부 1명과 일선 경찰서 과장급 간부 5명이 한꺼번에 징계되자 전남지방경찰청은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하들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A총경이 이날 오전 본청으로부터 직위해제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해도 전남경찰청은 착잡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전남경찰청이 A총경에게 돈을 준 일선 경찰서 과장급 간부들에 대해서도 즉각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전격적으로 이들을 다른 경찰서로 전보조치하는 징계를 내리자 직원들도 예상치 못했다는 표정이다. 전남경찰청 한 간부급 경찰은 "어제 사건이 발생하고 오늘 직위해제 됐는데 다른 경찰관 5명도 같은 날 징계한 사례는 매우 드문 것 같다"며 징계처리의 신속성에놀라움을 드러냈다. 전남경찰청은 올해 유독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올 4월에도 총경급 간부가 최광식 전 경찰청 차장의 비위혐의에 연루돼 검찰에 의해 기소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여기에 다른 경찰간부들도 관련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간부급 직원들이 줄줄이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특히 전남경찰청 고위직을 지낸 한 경찰간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던 광주지역 한자영업소가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으면서 전남경찰이 쑥대밭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이후에도 우울증 치료경력이 있던 경찰이 노인을 폭행하는가 하면 지구대 직원이 조폭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해 전남경찰청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최근에는 그나마 이 지역 경찰의 숙원사업이었던 광주지방경찰청 신설 확정에 '웃음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날 경찰간부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한 경찰관은 "좋은 일에는 꼭 '마'가 낀다는 속설이 있는데 전남경찰청이 바로 그 모습이다"며 "하루빨리 조직을 정비해 불안해 하는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민생치안에 전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