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월 11일 아침 백영고앞 신호등이 고장나 어린 학생들이 위험에 직면한 사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6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교통지도를 하고 신호등 고장 신고후 1
시간여 늑장 출동한 경찰에게 사과를 요구하다 강제 연행되어 가슴을 세번 쳤다고
거짓으로 상해진단서를 첨부하여 불구속 입건된 백영고 도덕교사 박남수입니다.
지난 3개월 동안 내가 겪은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간 최소한의 사과 한마디 들어 본일이 없습니다.
나는 현직 도덕교사입니다.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을 지닌 내가 그간 겪은 고통
때문에 거짓없이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내 몸에 성냥불을 그어대고 분신을 해서라
도 이런 모순을 온 사회에 고발하고 장렬하게 산화해 가야 하나, 아니면 내 손에 총
을 들어서라도 응징해야 하나 하는 매우 심각한 고민을 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난 깨달았습니다. 내 인권과 내 생명이 소중하듯이 저 사악한 경찰의 인권이
나 생명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나는 이제 죽는날까지 국가 공권력에 의해 고통받는 이땅의 형제들의 벗이 되기로
결의했습니다. 교단에서는 오늘 내가 겪은 이 아픔을 거울삼아 인권의 소중함을 일
깨우는 인권의 사표가 되겠습니다.
경찰 여러분!
여러분은 내게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러고도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분노의 감정을 추스러고 두번 다시 내게 저질렀던 만행을 자행하
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안양 경찰서장!
난 당신에게도 사람이 되라고 질타합니다.
안양 경찰의 양민학살 석달을 보내며 백영고 도덕교사 박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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