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년 김흥주 삼주산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처음 불거질 당시 경기도 지역 지청장으로 재직하던 K검사장이 당시 대검 수사관으로 직접 내사를 맡았던 박주원 현 안산시장을 세 번 만나 내사중지 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18일 발매된 <월간중앙> 2월호와 단독인터뷰에서 "2001년 내사 이후 나와 집사람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 대한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복수사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털어놨다. 보복수사는 K 검사장이 지청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2002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약 8개월간 계속됐다는 게 박 시장의 주장이다.
그 동안 김흥수 사건과 관련해 검찰 고위 관계자들의 연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당시 내사를 직접 담당했던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이 같은 증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은 인터뷰에서 "심지어 해당 지청장 후배 수사관들이 내게 전화해 'K 검사장이 출근만 하면 당신 비리를 찾아내라고 닦달한다'고 하소연했다"면서 "아내가 운영하던 병원의 비리를 찾는다며 보건복지부 직원 3명이 파견돼 3일 동안 온갖 병원 자료를 다 뒤지는 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검사장은 월간중앙과 전화 인터뷰에서 "박 수사관에 대한 보복수사는 결코 없었다. 지청장을 재직시 수사과에서 지역 건설업자 횡령 비리를 수사하다가 계좌추적 과정에서 박 수사관 계좌로 횡령액 일부가 흘러든 것이 포착돼 수사에 나섰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김흥주 씨와는 아는 사이었지만 두 차례 정도 박 수사관을 만나는 과정에서 사건 관련 외압이나 부탁을 한 적이 없다. 김흥주 씨를 비호한 적도 없다"못박고 "사건 관련, 당시 법무부 감찰 후 좌천된 것과 관련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한편 박 시장은 "김흥주의 최측근 중 한 사람으로 나중에 투신자살한 감사원 부감사관 출신 K씨는 김흥주 씨 요구로 자신 명의의 110억원 대의 당좌어음을 발행한 뒤 부도처리가 돼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쓸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그러나 "그렇다고 K씨가 그렇게 갑자기 자살을 선택한 이유를 지금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내사과정에서 K씨가 여러차례 조심하라고 경고했으며 사실 겁도 났었다"고 털어놨다.
논란이 되고 있는 45인회 형제모임의 실체에 대해 박주원 시장은 "K씨로부터 전해들은 형제모임의 멤버는 청와대.국정원.검찰.감사원.금감원.국세청 등 각 권력기관에 포진된 인사들로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거칠 것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들은 조폭보다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의혹의 초점으로 떠오른 H 부장검사의 검사 재임용 관련 의혹도 K씨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박주원 시장은 언급했다. 그는 "김흥주씨가 H씨의 검사 재임용을 위해 검찰 고위층, 법무부 장관, 청와대 등 요로에 로비를 하고 있으니 곧 재임용이 될 것"라고 K씨가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당시 K씨의 이 말에 설마 했는데 나중에 정말 H씨가 부부장 검사로 재임용되는 것을 보고 김흥주의 인맥과 로비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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