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은 많고 경찰은 없다.’
저비용 고효율을 내세우는 현 정부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서는 경찰관은 오늘도 과부하에 걸려야 한다. 짱가가 아니어서 슬픈 경찰관은 오늘도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5분 안에 현장에 출동하지 않으면 사유서를 써야 한다.
그래도 경찰은 묵묵히 일한다. 월급쟁이기에 앞서 국민의 공복이므로 오늘도 공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요즘은 발에 힘이 없고 흥이 나지 않는다. 일하면 일한다고 욕 얻어먹고, 안하면 안한다고 욕먹는 경찰. 정말 일할 맛 안 나게 한다.
이번 용산참사는 우리 경찰을 또한번 좌절하게 만들었다. 경찰은 극복할 수 없는 원죄를 지고 있다. 밥을 먹지는 못하고 매일 설거지만 해야 하는 원죄를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간다. 가끔 설거지 때문에 엄청한 욕을 얻어먹기도 한다. 존재의 이유가 어쩔 수 없이 설거지만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무슨 일만 일만 있으면 모든 걸 책임지고 경찰청장이 물러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5만 경찰의 책임자인 경찰청장은 도마뱀의 꼬리가 아니다. 앞으로도 여론 무마용으로 경찰청장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우리나라의 법질서 확립은 요원하게 된다. 경찰청장의 사퇴는 거대한 공권력의 댐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 공권력이란 거대 댐이 무너지면 그때도 불쌍한 경찰을 동원하여 무너지는 댐의 붕괴를 막을 것인가.
경찰 내부에서도 스스로 추슬러 다시 일어나야 하지만 이번 용산참사를 계기로 고생하는 경찰관을 알아주고 저하된 사기를 살려주는 정책을 마련하였으면 한다. 경찰이 흥이 나면 이 나라의 법질서도 확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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