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4年3月19日은 농민 반란군수괴(首魁)이자성이 북경(자금성)을 함락시켜, 명 제국 277년 역사의 막이 내리고, 마지막황제 숭정이 경산서 목 메달아 죽은 해다. 이 古代 중국역사가 관심을 끄는 건 나라(帝國)말아 먹은 당사자 숭정의 행태가 오늘날 우리 처지와 너무도 빼 닮았기 때문이다. 여기亡國황제숭정 일대기를 간략하게 서술해 본다.

 어느 時代고 나라가 피폐(疲弊)해져 백성이 못사는 건, 군주를 잘 못 만난 탓이다. 현군을 모신 백성은 생활이 활기차며, 곧 부유해져 나라곳간도 가득 찼다. 사악한 주군(暗君)을 만난 민초는 외세(外勢)와 강폭한 자들에 수탈당하고 핍박 받아 부모 없는 고아신세가 된다.

 현명한 군주는 무엇이 다른가?

  현군(賢君)은 우선 민생을 염려하는 마음에 고위직 벼슬아치를 충직한 인재로 채워 백성들 먹이는 일에 열중했다. 이게 명군치세(明君治世)다. 박정희 대통령이 여러 가지 부덕한 행위가 들어나도, 국민생활을 우선했기에 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민초의 가슴에 살아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어리석은 군주는 자신의 사리사욕부터 생각하고, 모든 일에 주판알 튀기는 이해타산만 앞세워 장래나라꼴이 어떻게 되는지는 개의지 않고 우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돌려막기 식의 국정운영에만 분주하다.

그런 군주치하선 당연히 붕당(朋黨)이 생기고 반역도 패거리가 형성돼 선량한 백성이 무고한 일을 당해도 그건 그쪽 사정이지 자기와는 아무 상관없단 식이다. 오직 자신에 충성 받치는 무리만 총애하며 자신의 권력이 천만년 어어 갈 것이라 생각하고 영구집권에 몰두한다. 그렇다고 백성들의 경멸을 받는 군주 앞날이 평탄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승정은 이런 무지막지한 스타일의 어리석은 황제다.

  先王인 형 천계제가 후손이 없어 약관17세에 제위에 오른 승정은 자신을 감시하던 동창(환관우두머리가 지휘하던 막강권력을 가진 비밀조직. 現국정원과 비슷.)의 끄나풀 왕 승은(환관)으로 부터, 동창수괴 환관 위충현이 자신을 제거하려던 사실을 제보 받는다.

아무리 동창을 거머쥔 권력가라 해도 황제는 이길 수 없던 시대다. 당시 조정은 충직한 신하들도 있어 이들 도움으로 간신 위충현을 자살로 몰아넣어 죽였다.

권력은 인사권이다. 출세를 바라 인사권(人事 權)자 편에 서는 건 당연한 세상이치다. 지금 어느 쪽에선 “大統에 당선돼도 당이 없으면 정권유지가 어렵단 소리를 해대는데 이는 말짱 헛소리”에 불과하다. 여의도는 본래 철새도래지 아닌가? 인사권 쥔 대권주자가 철새들 “모여 헤쳐”는 누워 떡 먹기란 사실을 알면서 괜히 해보는 농담일 게다. 지난정권서 열린 우리당을 만든 건 몇 世紀 前의 일이란 말인가?

제국의 안위를 위해 간신을 주살한 것은 당연지사나, 이걸로 인해 숭정은 무소불위의 권력 맛을 알게 되고 공포정치 막을 열었다.자기비위에 맞지 않으면 누굴 막론하고 죽였다.

본래 리더자질은 갖지 못한 무 개념(無 槪念)자가 권력을 쥐면 눈에 뵈는 게 없게 된다. 간신을 제거한 숭정에게는 이제 거치는 게 없었다. 간신제거의 공이 큰 환관 왕 승은이 모든 대신들 위에 서게 된 건 두 말할 필요가 없었다.

世界역사를 통 털어 봐도 내시나 환관 가운데 제구실하던 자가 없었던 걸로 보면 사내는 역시 가운데가 달려야 제역할 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제구실은 관두고 라도 중국최초 천하통일을 이룩한 진시황도 환관조고의 모사에 말려 만리장성 대토목공사를 시작하고, 결국 진제국의 멸망을 가져 온 게 환관피해의 역사에 나온 뚜렷한 물증이다.

요즘 우리사회는 내시. 환관스타일이 너무 많다. 정계에도 하는 짓이 내시. 환관과 다름없는 행동거지 스타일이 적지 않으니, 요직임명 시에는 정신의학적 검사를 해보는 것도 바람직한 제도일 것이다.

세계역사에는 암군치세가 이어지면 이상하게도 천재지변이 일어났다. 현군時代도 천재지변이 없는 게 아니나, 치세(治世)가 바르면 천재지변조차 피해가고 복구도 쉽게 이뤄진다. 어떤 경우는 천재지변의 화(禍)가 복(福)이 되는 때도 있었다. 성서에 나오는 BC1.500년 前, 고대이집트 요셉총리時代가 그런 경우다.

신하건 누구건 툭 하면 죽이는 공포정치 승정치세(1622~1629年)에 기상이변(氣象異變)으로 한발과 가뭄이 8년 동안이나 계속됐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고 어린애는 만두 다섯에 종으로 팔려가는 형편이었다. 이런 정국에 섬서城 북부서 이자성이 농민반란을 일으켜 마른 들판에 불붙듯이 일어나 지방 각성을 휩쓸고 폭도들은 북경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이런 시국이면 조정은 특히 인재가 필요하거늘, 측근신하라곤 뇌물 밝히는 대신 아니면 자신이 믿는 사람만 채용하는 승정에겐 인재가 있을 턱이 없었다.

인재란 과거의 고관대작 퇴물이나 그 사회 유명 인사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인재등용이 뭐가 그리 어렵다 하겠는가?” 대학교수나 퇴임고관. 흘러간 구태인물들이야 쌔고 쌘 게 아닌가?

그러다 보니 승정치세는 일차원적인(一次元的)인 형태로 모든 게 처리됐다.

반면에 중국최북단 만주에는 여진(말갈)족에 누루하치(1626~1559)란 영웅이 일어나 후금기치(후일 청국)를 들고 명나라를 침공해 왔다. 접경지역 국경 산해 관은 난공불락의 요새로 名將 원숭환 총독이 공격하는 적을 잘 막아 내고 있었다.

무 개념인 군주는 내일을 예측하지 못한다. 환관노사의 “원 총독이 적군과 내통한다.”는 제보만 믿은 황제숭정은 원 총독을 북경에 불러들여 반역죄를 씌우고 백성으로 하여금 오장육부와 사지를 자르는 형벌을 가했다. 황제숭정은 이미 판단력이 마비된 미치광이였다. 이후 아무도 최전선에 나가 싸우려는 장군은 없었다. 자신들 공격을 잘 막아내던 원 총독이 살아진 산해 관은 곧 함락되고 북경 성에 진격한, 누루하치는 그때 죽고 아들 홍타이지가 공격해 들어 왔다.

적군이 성 밖에 도착해서야 위급한 사태를 안 숭정은 결사항쟁 하기로 결심하고 성안 백성들에게 공포했다. “누구든지 성위로 나와 군사들과 함께 싸우는 백성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15냥씩 주기로 약속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하늘은 명나라를 아주 버리지 않았다. 북경성의 온 백성이 나와 성벽위서 돌과 나무토막을 아래로 집어 던지니 敵 홍타이지는 결국 물라나고 말았다.

적병이 물러간 후 황제숭정은 결적적인 실수를 하고 만다. 당시 열 닷 냥이면 쌀 7~8섬 정도로 보이는데, 이걸 전투에 참가한 백성들에게 주기로 한 약속을 뒤집은 것이다. 보좌하는 환관이 “국정이 우선이지 백성과의 약속은 추후란” 속삭임에 귀가 얇은 숭정이 흔들린 것이다.

물론 백성들은 돈 보다도 적에 성이 함락 당하면 자신들 피해가 어떨지 생각 돼 결사적으로 싸웠으나 적병이 물러 간 뒤의 황제태도는 배신 그 자체였다. 그 뒤 얼마 안 돼 이자성의 농민반란군이 북경에 도착하여 성이 위급하자 승정은 이번엔 “전쟁에 참가한 백성에게는 40냥씩 주겠다.”공포하며 종을 흔들러 대나 백성들은 아무도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나라가 위급할 때면 구국의 지사들이 들고 일어나 적과 싸워 이기면 이걸 자기공과로 돌리는 건 승정의 7푼이 사고다. 그래도 국민이 자신을 밀어 주리라 생각하고 구원의 종을 흔드니 이런 얼간이가 세상에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황제숭정은 이런 미치광이였다.

결국 1644년 3월19일 북경성은 농민반란군에 함락 되고 명제국은 건국277년 만에 얼간이황제 숭정 덕에 멸망하고 만다.

역사(歷史)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옛 사건이 지금 있고, 지금 벌어지는 사건이 옛날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다른 측면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그건 지엽적일 뿐이고 근원적(根源的)인 형태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