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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나 전셋값에만 관심 있지, 개헌엔 관심이 없더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 방송좌담회에서 국민에게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음에도 설 연휴 기간 지역구를 찾은 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지역 민심(民心) 속에 '개헌'은 없었다. 본지와 5일 전화 인터뷰를 한 의원 20여명은 정당·지역·계파를 막론하고 "개헌은 일반 국민의 관심 밖이더라"고 말했다.

친이(親李)계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지역구 내 재래시장을 둘러봤는데 정치권에선 개헌이 큰 이슈인지 몰라도 지역에선 아니더라"며 "과일 값이 작년과 어떻게 다른지, 돼지고기에 외국산이 섞였는지 등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고 했다. '함께 내일로'(친이계 모임) 대표인 안경률 의원도 "지역구( 부산 해운대·기장을)에서 '헌법을 바꿀 때가 됐다'는 원론적 말은 나왔지만, 이보단 지역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을 가덕도에 유치 못하면 각오해라'는 말을 주로 들었다"고 했다.

대구

북갑이 지역구인 친이계 이명규 의원은 "개헌 얘기는 아예 듣지도 못했다. 동남권 신공항을 밀양에 유치해야 한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고 했다. "당원들 정도만 개헌 얘기를 하더라"( 권택기 의원· 서울 광진갑), "노인정을 주로 돌았는데, 개헌 언급은 없고 구제역 걱정만 하더라"( 김영우 의원· 경기 포천연천)는 말도 있었다. 도시지역에서 전셋값, 농촌지역에선 구제역 대책 등이 가장 큰 현안이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설 연휴 기간에도 개헌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생대란과 남북관계 등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집권여당이 개헌 문제를 계속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대화와 논의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친박(親朴)계 허태열 의원도 "개헌보다는 민생에 치중해야 할 시기인데 대통령이 무슨 생각으로 개헌을 들고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개헌 전도사를 자처해 온 친이계 이재오 특임장관은 전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개헌 좀 되게 해달라"면서, "개헌은 선진국이 되기 위한 정치적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개헌론은 오는 8일부터 사흘간 예정된 한나라당 '개헌 의원총회'가 논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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