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환갑 케익과 '새누리'

오늘 어쩌다가 박근혜의 생일사진을 보게 되었다.

어제 2월 2일이 그녀의 60번째 생일이었다고 한다.

한국식으로 하자면 61살 환갑인 셈이다.

내가 본 것은 박근혜가 자신의 생일 케익 촛불을 끄는 사진이었다.

그것을 보고 나는 한동안 상념에 잡혔다.

우선 나에게 새삼스레 드는 생각은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대통령 아버지와 엄마 곁에 있던 어린 영애 박근혜가 벌써 환갑이

되었구나하는 격세지감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1917년생인데, 그는 1979년에 별세하는데 당시 연세가 62살이었으니...

이제 그 딸은 그 옛날 생전의 아버지만큼이나 나이를 먹었구나...

그리고 아마도 어머니인 육영수여사의 생전보다 그녀는 더 나이가 많을 것이다.

아 정말 세월은 겨울 하늘에 깜빡 지나가는 비행기처럼 빨리도

사라져가는구나 싶다.

엄마나 아버지가 옆에 계실 수도 있는데, 그녀는 고아 (? ㅎㅎㅎ)이니,

그리고 싱글이니 혼자서 촛불을 후루룩 끄고 있다.

옆에 동생내외분도 안보인다. 집이 아니라서 그런가?

저 소박하기 짝이 없는 환갑케익과 그것을 끄는 박씨의 한 장의 사진은 정치가로서의 박근혜가 아니라,

나에게는 '인간 그리고 여자 박근혜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을 갑자기 많이 일으켰다.

촛불을 세어 보니 6개, 하나당 10년을 의미하고 있다.

음~ 여자에게 있어 나이 60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의 인생선배들은 그 끔찍한(? ^^) 나이를 다들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 나이를 맞는 박근혜는 어떤 심정일까.

여성 싱글이 맞는 환갑과 아주머니가 맞는 환갑은 현격히 차이가 있으리라 본다.

박근혜는 60이 되면서 무엇이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아쉬웠을까.

부모님의 유별난 타계일까. 아님 자신의 대통령 후보 경선 탈락일까.

무엇이 혹은 언제 그녀는 가장 행복했을까.

박근혜는 60살 환갑이 되도록 로맨스의 경험은 전무할까?

에로스의 밤들은 그녀의 인생에 단 한번도 없었을까.

그녀를 죽자고 좋아한 상사병 남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을까.

비련은 없었을까. 혹은 그녀 스스로 짝사랑한 남자는 없었을까.

아 나의 저런 상념들은 진짜 아주 갑작스런 것이었다, 박근혜의 사진이 일깨운...

새삼스레 여자 나이 60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묻게 되는...

독자님들 여러분의 나이 60은 어떨 것 같습니까.

저 사진을 보기 전에, 나는 박근혜 기사를 하나 더 읽었었다.

무언고 하니 바로 한나라당의 '새누리당'으로의 개명인데, 다른 의원들은 그 새 이름에

냉담했으나 박씨가 '설득해서' 낙점되었다는 것이다.

'한나라' 이제 그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누리 당'으로 바뀌었는데...한국의 정당이야 이름이 수시로 바뀌니

한국 정치학자들조차도 외우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서 한국정치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 단명하는

한국정당 이름들 때문에 머리 아프다고 불평하는 것 여러번 들었다.

이 '누리'라는 당명은 처음에 너무 경박하게 가볍다는 둥, 곤충 이름같다는 둥 하면서...

당내에서 반응이 냉했다는데...사실 내가 주목한 이유는, 들리기로는 박씨는 말수가 적으며...

달변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는 어떻게 무슨 말로 설득을 했을까해서다.

근데 그 내용이 간단했다,

박근혜는 "'메리'는 강아지 이름으로도 쓰이지만, 종교적으로는 성모 마리아라는 신성한 뜻도 있어요,

이처럼 이름은 어떻게 쓰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요" 그리고는 "아무리 좋은 이름을 만들어도 우리가

국민들에게 잘못하면 희화화되고 잊혀지는 겁니다. 우리가 노력하고 홍보를 잘 하면 '국민'이라는 표현이

없어도 국민과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1시간30분간 이어진 찬반 토론 끝에

'새누리당'이 새 당명으로 결정됐다는 것. 처음에 반대하던 심사 위원들도 "자꾸 들으니 괜찮다"

"젊은 감각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며 박씨에게서 설득을 당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2012, 2, 2). 

경상도 사투리로 다시 표현하면 이렇다,

'당 이름만 반듯하면 뭐하것소? 진심을 가지고 궁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면

우리 새누리 당을 알아주지 않겄소', ㅋㅋㅋ.

'허우대보다 백마디 말보다는 '실제적으로' 국민행복을 위하여 일해 보겠다는 의지로

이해가 된다.

올해 60환갑이 된 박근혜와 그녀의 너무나 소박한 조촐한 환갑 케익을 보면서

일었던 여러 상념들을 간단히 글로 엮어 보았다.

여자 나이 60은 혹은 남자에게서도 60은 정녕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색을 불러 일으키는 박근혜의 환갑케익 사진,

그녀의 건투를 빌면서 여기서 이 그를 이만 줄이려 한다.

아름다운 목요일 밤을 기대하면서...

달달한 귤이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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