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새머리당원 41%의 투표 속에 86.35% 득표로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고 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대선예비후보의 사주, 관상, 풍수지리 가지고 시끄럽던데, 아마 앞으로 박근혜의 당선에 끼워 맞춘 아첨꾼들의 아전인수식 예언들이 범람하리라고 본다.

이러한 예언에 대한 입장과 박근혜에 대한 단상 몇 마디를 곁들이고자 한다.

1. 작년부터 알게 모르게 대선과 관련하여 점성술이니 역학에 관한 언급이 많다.

누구는 누가 대통령 될 줄 미리 알았는데, 천기누설이라서 나중에 당선되고 나서 말했다고도 한다.

누구는 음양오행과 사주관상을 보니 누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소리도 해대는데 대부분 자신이 지지하는 자였다.

심지어 논객 중에도 몇 년 전 글을 재록하면서 “보라, 내 예언이 맞지”하는데, 이 모두가 예지력으로 자신의 능력을 포장하는 일이라고 본다.

가령, 성경에서 몇 페이지 몇 번째 단어의 몇 번째 알파벳을 조합하면 인류의 운명이 예언되어 있다는 식의 다빈치코드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하고 싶은 주장에 해당되는 알파벳만 고르는 사기였다고 한다.

즉, 그 반대주장 되는 조합도 충분히 나오더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글을 쓰다보면 미래에 대한 자신만의 예측을 쓸 때가 많다.

어찌 보면 그것이 대부분 자신의 비전 내지 이를 배반한 역현상으로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입증하고 싶은 거다.

그런데, 여러 가지 말을 하다보면 나중에 그것이 일치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이 ‘이러니 A가 당선될 거’라는 소리와 ‘저러니 B가 당선될 거’라는 소리를 다 벌여놓고 나서, 나중에 A가 당선되면 B의 당선을 예측한 소리는 쏙 빼고선 “보라 내 예언이 맞지”하면서 거들먹거린다는 것이다.

원래 주장할 당시에는 여러 가지 늘어놓은 소리 중에 한 갈래였기에 확신보다는 가능성의 한 부분이었는데, 하나가 맞으니까 반대로 주장한 것들은 덮어두고는 마치 정확한 예측과 위대한 예언을 확신했던 것처럼 떠드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예언이나 예측을 남에게 믿기게 하려면 해당 사실이 도래하기 전에 공적으로 확신의 논리를 퍼뜨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틀리고 나서는 “내 이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마치 “속으로는 안 될 줄 다 알고 있었다”는 식의 엉뚱한 사후약방문을 떠들지 말라는 것이다.

그럴 땐, “내 이럴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만 하면 된다.

괜히 혼자만이 천기를 알고 누설하지 않았다는 식이면 그런 소리 누가 못하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발생하고 난 사실을 끼워 맞춘 해석이지 미리 해석해서 발생을 예측한 것 중에 맞아 떨어진 게 없다고 한다.

일본이 가라앉는다는 에드가 케이시의 예언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지질학적으로 우리나라보다야 먼저 가라않겠지만, 지질학적 시간으로는 순간에 불과한 미래도 인간역사로는 아득히 먼 미래인데, 그래도 예언이면 인간의 역사시대 내에 발현되어야 할 소리 아닌가.

그럼 나도 내년에 태풍이 불어 올 것이고, 조만간 지구에서 화산이 터질 거라고 예언해볼까?

얼핏 들으면 사전에 예언한 것 같은 소리는 알고 보면 모두 지나고 나서 떠드는 헛소리일 뿐이다.

제발 점성술이니 역학이 그런 것 가지고 말도 안 되는 약장수 하지 말기 바란다.

하늘의 뜻을 거슬린 김정일도 천수 다 누리고 죽더라.

2. 박근혜의 새머리당 대통령 후보 당선내막과 실제지지율이 어쩌고저쩌고 식으로 따지긴 싫다.

본인이 원하던 바이니 대통령 후보에 당선된 것이 본인에게는 좋은 일인지 모르겠으나, 필자로선 그가 우파를 경멸하였던 태도가 가증스러울 뿐이며, 지나가며 “젊은층과 중도층 공략”이라는 소리만 연설 중에서 얼핏 들었는데, 그야말로 실체도 없는 중도추종적 좌파식 포퓰리즘에 찌든 정서로 김종인과 이상돈을 좌적룡 우흑호(左赤龍右黑虎) 식으로 끼고도는 모습이 정말 보기 싫다는 것이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야 어찌 생각하든 말든 그건 나 알 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지지자 상당수가 이러한 것을 공감하면서도 대세론에 도취되어 이러한 주장을 자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포기하고는 오히려 숭배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 바이러스가 어떤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러니, 박근혜는 스스로 선민의식에 젖은 공주병 환자가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이미 지금까지 삶을 버텨온 인과관계를 보면 그게 아니라고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겠는가(王侯將相寧有種乎)”라는 말이 있다.

학교 다닐 땐 최충헌의 가노 만적이 떠든 소리라고 들었는데, 연원을 더 알고 보니 진(秦)나라 말기에 봉기한 진승(陳勝)과 오광(吳廣)이 시황제 사후에 반역혁명을 일으키면서 ‘사람의 신분은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음’을 주장하며 병사들을 선동한 소리였던 것이다.

이 말이 왜 이리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선민의식 없는 척 내숭 떨지 말고 아예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음을 보여주면 될 것이다.

‘김정일은 믿을 수 있는 사람’, ‘6.15지지 발언’, ‘세종시 수도 이전’, ‘용산참사 경찰에 대한 모욕’ 같은 지금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얄미운 짓거리로 보아 아예 노블리스 오블리제 하긴 이미 글렀고 하니, 그 얌체기질로 “김정은 개새끼”, “김대중 개새끼”, “6.15는 반역”이라고 외쳐준다면, 지금까지 박근혜가 우파에게 보여준 모든 모욕과 경멸을 용서하고 적극 지지할 것이다.

선민이 서민 흉내 내는 것으로 ‘선민의 잔인한 의무’를 회피하려는 지저분한 쇼는 더 이상 떨지 말기 바란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