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박근혜비리 > 박근혜의 화려한 외교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외국을 방문했을 시, 본인이 이뤄낸 성과가 있다 해도 그것을 개인의 업적으로 평가 받기는 어려운 일이다. 더 나아가 그것을 어떤 가시적인 성과로 단기적으로 객관화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박근혜 전 대표의 대통령 특사 유럽 순방은 조금 특별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수교 50주년을 맞아 파견되는 특사활동인 만큼 상대국에 ‘친밀·우호 외교’를 테마로 접근하면서도, 이에 더해 상대국에 공감과 감동을 크게 자아냈다는 평가가 외교관계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와 함께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3개국 정상들과 만나는 현장에 함께 한 현지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외교관 등 복수의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의 외교를 ‘신뢰와 품격 외교’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 전 대표를 수행한 한 외교관은 5일 오후(현지시각) 데일리안과 만나 “박 대표는 항상 진지한 태도로 임하신다”며 “특히 특사 자격으로 나오신 것을 항상 염두에 둔 듯, 우리가 (정부 측에서) 준비한 내용을 아주 충실하게 전달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정부에 대한 내용들보다는 자기 소견을 얘기하는데 치중하기도 하는데, 이 분(박 전 대표)은 아주 충실하게 정부 입장을 전달하면서도, 그 태도가 아주 진지하고 차분하고 말씀도 논리정연해서 상대측으로 하여금 마음을 동하게 하는 것 같은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상대국 정상을 만날 때 어떤 자료도 내놓지 않고, 관련 내용을 모두 숙지한 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사전 공부를 하셨겠지만, 자료를 내놓지 않고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자료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직접적인 교감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내용을 숙지하고 상대방을 정중히 바라보고 진지하게 얘기를 하니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상대측의 공감과 친밀감을 크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표를 모시고 다니는데 존경스럽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저도 언론에서만 봤을 뿐 한 번도 못 뵈었고 이번에 처음 뵈었다”면서 “여러 사안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절제되고, 현상 뒤에 있는 숨어있는 어떤 배후를 읽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태신 주 그리스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런 사람 처음 봤다”면서 “쉬시라고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고 공부에 열중하신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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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표를 수행한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시는 태도가 일상화 돼 있는 것 같다. 상대국 정상들에 대해 과장되지도 않고 진지하면서도 거짓이 없는 태도를 보이는 게 느껴졌다”면서 “워낙 외교적 경험이 많아서 그게 걸 맞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이런 측면이 유럽 국가에 대해 좀 더 어필되는 측면이 있었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그는 “박 전 대표의 가치지향적인 면들이 유럽 외교 방향과 많이 비슷해 크게 어필이 되는 것 같다”면서 “특히 고품격 외교를 하는 네덜란드는 특사님의 성격과 외교적 측면에서 맞는 게 많이 있어보였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그리스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은 이번 박 전 대표의 특사 방문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경제적 위기 상황에 있는데 비슷한 경험이 있는 한국에서 고위급 인사가 와서 격려 인사를 해주니까 굉장히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감사하다는 표현을 몇 번씩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특사 정도가 되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굉장히 절제되고 모범적이셨다. 해야 할 일을 충실히 수행하시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 특사도 훌륭한 특사”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다른 박 전 대표 수행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순방에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유독 많이 한 것을 짚어내기도 했다.

그는 “형식적인 감사의 인사가 아니라, 왜 감사한지에 대한 이유를 상세히 언급함으로서 상대 측이 감동을 받게끔 한다”면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일부러 감사의 인사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박 전 대표는 품격 있는 언어로 감사의 인사를 표현해 본인도 세우고, 상대측도 세우는 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네덜란드, 그리스 두 참전국에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많이 했는데, 감사하다는 것이 진정성이 담긴 말로 상대측에 와 닿게끔 한다”면서 “뻔한, 형식적인 감사의 인사가 아니라, 들으면 왜 그런지 끄덕이게끔 하는 감사의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날 그리스 교민과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한 교민 관계자가 박 전 대표에 대해 “외교부가 박 전 대표의 빠짐없이 적는 모습에 놀라고 있다고 한다. 엄청나게 공부 하신다. 일만 하시는 거 같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제가 특사로 나왔는데, (들은 이야기 중) 하나라도 뺀다면 제가 혼자 빼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를 대신해 뺀 것이 되니깐 말을 안 하면 모른다”면서 “하나하나가 다 나라 국사와 관계된 일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나면 빼먹어도 전화 할 수 있지만 이거는 가벼운 게 아니라 신경 안 쓸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와 국민들 대신해서 그동안 이곳에 있는 나라들이 한국에 고마운 일을 많이 해줬다”면서 “그리스나 네덜란드 같은 경우 참전해서 우리나라의 자유.평화를 지켜줬고, 그리스 같은 경우는 그 당시 이 나라 국민이 700만 명 정도였는데, 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한국전에 참전했기 때문에 거의 모두가 참전 군인과 얽혀있다. 이런 나라들의 도움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 있었겠느냐. 이런 말을 하면서 감사를 드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