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이명박을 실패한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
이명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나 시각은... 이명박 씹기를 유일한 존재 이유로 여기는 대안부재의 무능력한 야당과, 이명박이라면 무조건 이를 가는 친북좌익 세력의 집요한 공격 때문이 크다. 여기에 자신의 정치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이들의 행동을 묵인 내지는 동조/방조하는 친박세력까지 더해지면... 이명박은 안팎에서 공격당하는 고립무원의 신세가 된다.
물론 이명박 정부도 잘못과 실수를 많이 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완벽한" 정부가 과연 존재할 수 있나? 오직 상대방이 잘못한 부분, 실수한 부분만을 두고 욕을 하기 시작하면 논의고, 토론이고 할 필요도 없어진다. 김연아의 투박한 발가락만 보고 김연아가 못생겼다고 욕하는 인간은 원래부터 성질이 더러운 넘이거나, 눈 먼 봉사일 것이다.
지금 엔파람에서 벌어지는 박정희에 대한 논란도 따지고 보면 "박정희의 공과 과는 얼마인가?"라는 간단한 질문이다. 밑에 시대유감이 말했듯이, 이 세상에는 모든 일을 100% 완벽하게 잘하는 인간도 없고, 100% 말아먹는 인간도 없다. 이명박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이제껏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평가를 해서, 잘한 것이 더 많으면 성공한 대통령이고, 잘못한 것이 더 많으면 실패한 대통령인 것이다.
지엽적인 자질구레한 사항들은 논외로 치고 큰 그림만 한번 보자.
* 경제:
이명박이 제일 많이 욕을 먹는 부분이 경제 분야이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해서 뽑아줬더니, 먹고 살기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 비난의 첫째이다. 과연 이런 비판이 합당한가? 물론 지금 우리 주위에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명박 욕하기 전에 우선은 98년도에 일어난 세계적인 경제침체라는 큰 그림을 먼저 봐야 한다.
98년에 불어 닥친 미국발 경제위기는 전 세계 모든 나라의 경제를 최악의 불황으로 몰아갔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때 승승장구하던 아일랜드는 국가 부도에 몰렸고, 그리스/스페인/포르투칼은 IMF에 손을 벌리는 신세로 전락했으며, 미국도 아직까지 그때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나 외환보유고, 경제 성장률등 거시적인 경제지표를 놓고 보면... 그나마 대한민국은 이 위기를 잘 극복한 나라 중에 속한다.
박정희를 우상으로 여기는 박빠들의 글을 보면... 박정희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린 신에 가깝다. 박정희 때는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이 없었나? 아마 더 많았을 것이다. 재벌에 대한 편애도 박정희 시절에 훨씬 더 심했다. 재벌에 특혜를 몰아주고, 재벌에 의지해서 경제 부흥을 한 박정희는 경제를 살린 신이라고 떠받들면서, 지금 재벌을 편애한다고 이명박을 비난하는 것은 비난의 잣대부터가 틀렸다.
박정희를 칭송할 때 "거시적"인 경제지표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명박의 경제성과도 거시적인 경제지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명박을 비난할 때는... 거시지표를 쏙 빼고, 단지 먹고 살기 힘들다는 "감정적"인 비난을 하는 건 좀 웃긴다는 거지.
이명박의 경제 정책 중에... 실패한 것은 "고용창출"이다. 이것 또한 98년도의 세계적인 불황과 연관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도 실업률에 관한 한, 우리보다 더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남들은 일자리를 팍팍 만드는데 우리만 못만든 거냐고. 중국은 8~10%씩 성장하는데 한국은 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100명 중에 5~10등 하면 실패한 것인가?
일본이 바닥을 기는 사이 우리는 일본과의 격차를 좁혔고, 유럽과 미국이 경제침체를 겪는 사이에도 우리경제는 빠른 속도로 이를 극복했다. 이명박 정부 밑에서 우리는 한/유 FTA를 성사시켰고, 이제 한/미 FTA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것은 일본마저도 배가 아파하는 성과이다. 미래를 위해서 초석을 놓는 일은 지금 당장 성과를 내지 않는다.
집값이 오르면 오른다고 비난, 집값이 떨어지면 떨어진다고 비난... 물가가 오르면 오른다고 비난, 물가를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 또 금리를 올린다고 비난... 도대체 우짜라고? 정동영이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됐으면 이명박보다 더 잘했겠나? 공산당 1당 독재에 정부의 계획경제로 크는 중국을 제외하면, 경제에 관한 한 대한민국처럼 우수한 성적표를 가진 나라도 별로 없다. 우리 성적표를 두고 너무 자학하지 말자는 소리이다.
남들은 우리를 부러워하는데...
우리는 왜 우리를 못잡아 먹어서 난리인가?
* 대북정책:
나는 지금까지 이명박의 대북정책에 대해 90점을 주겠다.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돈줄을 끊어버린 것... 이거 백번 잘한 일이 아닌가? 아직까지도 초지일관, 금강산 관광금지의 정책을 밀고나가는 것 또한 매우 잘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시절 북한에 퍼준 돈이 도대체 얼마인가? 이 돈이 우리에게 핵으로 돌아오지 않았나? 북한의 돈줄을 끊어버린 것 하나만으로도... 이명박의 대북정책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사건을 두고 이명박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자들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대북정책을 이명박에게 따르라고 요구하는 친북종자들이다. 비록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가 실수한 것도 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이명박의 대북정책은 보수우익을 대표하는 정도를 걸어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 외교: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이나 일본 유럽등, 우방들과의 관계가 개선 됐나? 아니면 나빠졌나? 중국이나 러시아의 관계도 김대중/노무현 때와 비교해서 나아졌으면 나아졌지, 결코 나빠진 것은 없다. 대한민국의 제일의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는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더 할 나위 없이 향상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이가 나빠진 것은 북한과의 관계가 유일하다. 이는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놈들에게는 쌀이나 돈을 주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 때문으로, 오히려 칭찬을 받으면 받아야지 비난을 받을 성질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G20를 개최했으며, 중동에 원자력 발전소를, 인도네시아에 공군 훈련기를 수출하는 개과를 올리기도 했다. 2018 동계 올림픽도 이명박의 적극적인 외교력이 일정 부분 공헌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재외 영사관의 꼴통들이 나라 망신을 시킨 일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외교점수도 합격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 부정부패:
이명박의 측근이나 정부 고위직 공무원의 비리는 비판을 받아도 싸다.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측근들의 비리를 감독/예방하지 못한 이명박의 책임 또한 크다. 다만, 고위직 측근들의 비리를 싸잡아 정권의 비리로, 개인의 비리로 몰아가면...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운 정권은 없지 않겠나? 박근혜의 측근 서청원도 비리혐의로 감옥에 갔고, 김대중/노무현의 측근들도 비리로 감옥에 간 놈들 천지이다.
최소한 이명박을 부패하다고 비난하려면... 김대중이나 노무현처럼 직계 친인척의 비리가 있거나, 전두환/노태우처럼 본인이 수천억을 해먹었어야 한다. 이명박의 아들이 김대중의 아들놈들처럼 돈을 먹은 적이 있나? 아니면 이명박의 가족이 노건평이나 권양숙처럼 돈을 먹은 적이 있나? 이명박은 오히려 수백원의 재산을 사회에 헌납했다. 적어도 이명박 본인에 관한 한, 이명박이 부패한 정치인이라는 말은 근거가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
* 기타 내치(內治):
- 세종시: 이명박의 세종시 수정안은 매우 실용적인 절충안이었다. 멀쩡한 정부를 쪼개서 세종시로 옮기는 것은 오직 표를 생각한 망국적인 발상이라는 내 생각도 변함이 없다. 박근혜의 깽판 때문에 수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대한민국에 짐이 될 것이다. 오죽했으면 박근혜도 왜 원안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말을 못하고, 그저 "국민과의 약속"이란 말만 앵무새처럼 들먹였겠나? 옳은 길을 가면서도 욕을 먹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
- 4대강: 4대강 사업이란 이명박이 자신의 숙원사업인 "대운하"를 포기하고 나온 대안이다. 더럽고 오염된 국가 하천을 깨끗이 정비하자는 것이 왜 비난받을 일인가? 하천정비는 이명박이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 매년 해오던 일이다. 4대강 사업이 그렇게 등신짓이면 민주당 박준영 전남지사는 왜 지지를 하겠나? 아직도 이것을 대운하의 일부라고 반대하는 민주당이나, 여기에 매미처럼 달라붙어서 맴맴거리는 박빠들을 보면 그저 한심하다는 말만 나온다. 4대강을 비난하려면 공사가 다 끝난 다음에 하는 것이 순리이다.
- 광우병: 미국소고기 먹으면 금방 죽을 것처럼 난리를 치던 인간들 중에 지금도 광우병 걱정하는 인간 있나? 미국 국민들이 미쳤다고 광우병 덩어리를 매일, 아무걱정 없이 먹겠냐고. 미국산 소고기를 청산가리로 비교하는 것은 정신병자라고 밖에는 할말이 없다. 이런 악질적인 선동에 놀아난 어리석은 국민 때문에 이명박만 죽어났다. 도룡뇽 죽는다고 지랄을 치던 청성산에는 지금도 도룡뇽만 우글거린다.
- 복지: 복지에 대한 개념은... "누구에게 얼마를 도와줄까"가 아니라, "거덜나지 않고 얼마를 쓸 수 있는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돈이 하늘에서 쏟아지냐? 복지에 대한 논의는 주어진 여건 하에서 얼마큼 효용적으로 예산을 쓸 수 있는가가 본질이다. 이런 논의가 없는 복지는 돈으로 표를 사는 매표행위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의 복지지출은 현재의 국가재정상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부자급식같은 매표행위는 도움이 필요한 진짜 서민의 몫을 가로채는 절도행위에 해당한다.
- 고소영식 인사: 대통령으로서 제일 중요한 일은 무엇보다도 적절한 "인사"에 있다. 이점에서 이명박은 낙제점을 받아도 싸다. 꼭 써야 할 인물은 안 쓰고, 안 써야 할 인물을 고집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자격부족이고, 민심 이반의 첫째 요인에 해당한다. 비록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제발 지금부터라도 측근 인사를 과감히 탈피해서 국정에 변화를 주라고 권하고 싶다.
애니웨이,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다.
위에 언급한 큰 그림으로 보면... 이명박이 비록 세종대왕급의 최고의 지도자는 아닐 지라도 실패한 대통령이니, 단군 이래 최악의 대통령이니 하는 비난에 나는 결코 동의하지 못하겠다. 이런 막무가내식 비난은... 비난을 위한 비난이거나,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정략적인 비난에 불과하다. 경제 문제만 하더라도, 남들이 30~40점 받을 때 60점 받으면 잘한 것이다. 그걸 100점에 비교해서 못난 놈이라고 욕하면 곤란하지 않나?
민주당이야 원래 그런 인간들이라고 쳐도... 소위 자신을 보수우익이라고 칭하는 일부 박빠들의 무조건적인 이명박에 대한 비난은 논리적인 면에서도 백치에 가깝다. 이명박을 비난하기 위해서라면, 전교조나 민노총의 논리도 베껴오는 짓은 박빠가 아니고서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박정희를 존경하는 보수우익을 자칭하면서, 오마이나 전교조/민노총의 대변인 노릇을 하면 진짜 웃기지 않나?
오직 이명박이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박사모가 민노당 강기갑의 선거운동을 하고, 종복좌파가 주도하는 광우병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누가 봐도 황당한 뻘짓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런 황당한 뻘짓을 보고도 함구하는 박근혜 또한 보수우익의 가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묵언수행은 정치인의 덕목이 아니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이라면 정책에 대한 호/불호를 국민들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것은 개인의 기호사항이 아니라 의무이다. 국민은 자신이 지지/반대하는 정치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모든 일에 침묵하려면 도대체 대통령은 왜 하겠다고 나서나?
명사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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